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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칭찬하고 나서 비판, 비판하고 나서 칭찬, 뭐가 더 효율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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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칭찬하고 나서 비판, 비판하고 나서 칭찬, 뭐가 더 효율적일까

동아일보입력 2011-09-03 03:00수정 2011-09-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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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계의 본심/클리포드 나스, 코리나 옌 지음·방영호 옮김/312쪽·1만3000원·푸른숲
마음에 드는 여성의 환심을 사기 위한 남성의 고민. ‘그녀와 최대한의 공통점을 만들어 동질감을 느끼게 해야 하나, 아니면 정반대의 매력을 느끼게 해야 하나.’ 이 풀리지 않는 딜레마에 종지부를 찍을 해답이 나왔다. 정답은 ‘나와는 전혀 다른 저 남자가 내 성격에 맞춰주고 있구나’라고 그녀가 느끼게 만드는 것.

물론 상대가 나와 비슷할 때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큰 호감을 느낀다. 이를 ‘유사성-매력 효과’라고 한다. 그런데 이때 느낀 호감보다 더 강렬한 자극은 전혀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상대가 내 자존감에 굴복할 때 온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상대가 맞춰줄 때 암묵적으로 ‘당신이 옳아요. 제가 틀렸기 때문에 당신처럼 해야 한다고 확신해요’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아부의 효과’라고 일컬었다.

신간 ‘관계의 본심’은 이처럼 사람들 사이의 복잡다단한 상호작용과 심리상태, 그로 인한 행동변화를 간단한 규칙과 공식으로 풀어냈다. 그것도 기존의 심리실험과는 다른 독특한 방법으로 증명했다. ‘아첨하는 컴퓨터’를 만들어 놓고 그 앞에 선 사람의 심리 변화를 분석한 것. 실험자가 컴퓨터의 질문에 어떠한 대답을 해도 아첨 컴퓨터는 ‘훌륭하다, 지적이다, 완벽하다’ 등의 대답을 하는 ‘인간 대용’ 컴퓨터다.

실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A그룹에는 이 컴퓨터가 매우 분석적이고 과학적으로 실험자를 평가할 것이라고 하고, B그룹에는 이 컴퓨터가 제멋대로 평가를 내린다고 공지했다. 이어 실험을 진행했다. 두 그룹 모두 아첨 컴퓨터에 강한 호감과 신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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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비난 컴퓨터’로 같은 실험을 해보면 A그룹은 강한 불쾌감 혹은 개선 의지를 보인 반면 B그룹은 아예 컴퓨터의 평가를 무시해버렸다.

이 실험으로 저자는 칭찬과 비판에 얽힌 또 다른 딜레마의 해답을 내린다. “칭찬하고 나서 비판하는 것이 나을까, 비판하고 그 후에 칭찬하는 것이 나을까.” 저자는 예상외로 비판을 먼저하고 그 다음에 칭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직후 뇌와 신체가 전면적인 경계 태세에 돌입해 기억력과 집중력이 향상하게 된다. 이를 순향 증강이라 한다. 즉, 먼저 비판을 하고 칭찬을 해야 상대방이 오랫동안 칭찬을 기억한다는 것. 칭찬에도 순서가 있었다.

‘사람이 아닌 컴퓨터에 보인 반응을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들 무렵 저자는 한 가지 일화를 소개하며 불신을 해소한다. 독일에서 BMW5 시리즈를 출시할 당시 BMW의 기술력이 녹아든 내비게이션 때문에 대량 리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기계적 결함 때문이 아니었다. 단지 여성의 목소리로 길 안내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내비게이션을 만든 사람은 남성’이라는 우스운 해명까지 나왔던 사례를 보며 저자는 인간이 기술을 대하는 태도와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가정이긴 해도 저자는 독특한 실험을 통해 그간 궁금했던 인간 심리의 딜레마에 대해 새로운 해답을 내렸다.

김진 기자 holyj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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