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예방에 항균까지… 김치는 진화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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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식음료기업 - 대상

최근 면역력을 높이는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김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최초로 입증된 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김치는 전통방식 그대로 대량 생산하는 데 집중해 왔으나 점차 독감을 예방할 수 있는 김치, 김치유산균 항균제를 개발하는 등 수준 높은 연구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김치 연구가 더욱 활발해지며 김치의 다양한 효능이 입증되고 새로운 제품이 출시됨에 따라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도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2018년 2월 한국식품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김치가 신종플루, 조류인플루엔자 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최초로 입증됐다. 김치 섭취를 통해 독감을 예방할 수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한국식품연구원, 대상㈜, 세계김치연구소, 고려대 등 공동연구팀은 김치를 발효 과정에 따라 3단계로 나눠 제조하고, 각각의 시료를 바이러스 감염세포 및 동물에 투여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2주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김치 추출물을 투여한 생쥐의 생존율이 그러지 않은 생쥐에 비해 40∼80% 높았고 폐에서의 바이러스 역가(바이러스 증식 수준) 및 염증 반응도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치 원료 중에서는 파와 생강에서 항바이러스 효능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 종가집은 이 실험을 통해 밝혀진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륨 DSR M2’를 특허출원하고 제품화에 성공했다. 일반소비자용 ‘생생유산균포기김치’와 ‘맛김치’ 전 제품에 항바이러스 유산균을 넣어 만들고 있으며 학교급식용 ‘튼튼김치’를 개발해 학생들의 면역력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에 앞서 2001년에는 김치유산균을 활용한 항균제도 개발됐다. ‘식물성 유산균 발효액 ENT’는 100% 식물성 원료인 국내산 배추를 발효해 만든 천연항균제다. 식품에 해를 끼치는 미생물이 생성하는 물질로부터 식품을 보호하는 강력한 항균 효과가 있으며 부패를 유발하는 미생물을 억제해 식품의 유통기한을 두 배가량 연장할 수 있다. 김치뿐만 아니라 음료, 건강기능식품, 제과, 편의식품 등 다양한 식품에 사용되며 김치유산균의 활용 지평을 넓혔다는 평을 듣는다.

특히 대상㈜ 종가집은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우리나라 김치에서 우수한 발효능력과 기능성을 가진 김치유산균을 탐색하고 선별하는 연구 끝에 맛이 좋고 발효 능력이 뛰어난 김치발효종균 DRC1506을 개발했다. 대상㈜은 이를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종가집김치아이’로 명명하고 김치생산종균으로 특허출원했으며 세계 계통분류 학회지에도 등재했다. 대상㈜은 새로 개발한 균주를 2017년 2월부터 생산하는 종가집 김치에 김치생산종균으로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 김치는 독감 등 질병 예방뿐만 아니라 간 기능 개선 등 장기 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까지 연구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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