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계의 거장’ 마리스 얀손스, 지병으로 타계…향년 76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일 2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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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비아 출신의 지휘계 거장 마리스 얀손스(사진)가 지난달 3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자택에서 지병인 심장질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6세.

얀손스는 1943년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지휘자 아르비드 얀손스와 성악가 어머니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였던 예프게니 므라빈스키의 보조지휘자가 되면서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주해 레닌그라드 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지휘를 공부했다. 26세 때 빈으로 가서 한스 스바로프스키 문하에서 지휘를 배웠으며 1971년 카라얀 지휘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했다. 36세 때 노르웨이의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에 취임한 뒤 국제적 커리어를 쌓아나갔다.

1996년 오슬로에서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을 지휘하다 심장발작으로 쓰러져 사망 직전까지 갔으나 기적적으로 회복했다. 2003년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수석지휘자가 되었고 2004년에는 리카르도 샤이의 뒤를 이어 네덜란드의 로얄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로 취임해 2015년까지 재직했다. 2006년, 2012년, 2016년 빈 필하모닉 신년 콘서트를 지휘했다.

얀손스의 지휘는 치밀한 준비와 여유로운 설계 속에 극적인 기복을 충실히 드러내는 무대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08년 영국 음악전문지 ‘그라머폰’이 음악평론가들의 설문을 토대로 발표한 세계 오케스트라 순위에서 그가 수석지휘자를 맡은 로얄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가 1위, 바이에른 방송교항악단은 6위를 차지했다.

그는 2006년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을 지휘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3번 음반으로 그래미상 오케스트라 부문을 수상했다. 지멘스 음악상, 에코 클래식 올해의 지휘자상과 오페른벨트 올해의 지휘자상을 받았다.

1992년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니와 첫 내한공연을 가진 후 1996년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2010년 동아일보 주최로 로얄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와 내한공연을 각각 가졌다. 2012년, 2014년, 2016년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내한했으며 2018년 11월에도 이 악단과 함께 내한할 예정이었으나 건강 악화로 주빈 메타가 대신 지휘했다.

유윤종 문화전문 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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