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 브랜드 리뉴얼…“대한민국 헤리티지 다시 쓰다”

  • 동아경제
  • 입력 2019년 10월 15일 1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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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봄·여름 시즌 ‘빈폴 다시 쓰다’ 프로젝트 전개
새로운 자전거 로고 공개
1960~1970년대 한국 헤리티지 접목
오는 2023년까지 해외 진출 추진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글로벌 특화 라인 ‘890311’ 론칭

올해 30주년을 맞은 빈폴이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한다. 새로운 브랜드 엠블럼과 디자인이 적용된 제품과 매장은 내년 봄·가을 시즌부터 전개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15일 인천광역시 동구 소재 일진전기 공장에서 ‘빈폴’ 브랜드 리뉴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동안 언론 접촉이 없었던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이 직접 행사장을 찾아 브랜드 리뉴얼을 발표했다.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은 “브랜드가 30년 동안 생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다음 30년을 넘어 100년 동안 영속할 수 있는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이번 리뉴얼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빈폴은 이번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한국적인 클래식 스타일을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한국적인 헤리티지를 구현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또한 국내 1위 캐주얼 브랜드 자리를 공고히 하는 한편 오는 2023년까지 중국과 베트남,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기자간담회 행사장은 1960년대 지어진 일진전기 공장 터에 마련됐다. 역사와 전통이 흐르는 공간에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빈폴 브랜드 감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겠다는 의도다. 각 세트장에는 1960년대와 1970년대 공장 근로자들이 즐겨 입었던 작업복을 착용한 직원들이 배치됐다. 근현대시대 대한민국의 격동의 시기를 한국적인 감성으로 선정해 행사장 전체 분위기와 브랜드 이미지를 표현한 모습이다.
브랜드 리뉴얼을 위해 지난 5월에 정구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컨설팅 고문 계약을 맺었다. 정구호 고문은 “우리나라만이 보유하고 있는 정서와 문화, 철학 등 한국의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 대표 패션브랜드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다시 쓰다(Rewrite)’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모토로 빈폴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는 한편 한국의 자랑스러운 문화와 자긍심을 담았다”고 전했다.

빈폴은 리뉴얼에 앞서 최근 밀레니얼 및 Z세대가 소비 주축으로 떠오르는 시장 환경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기존 소비자와 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새로운 소비자를 유입할 수 있도록 제품 라인업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정구호 컨설팅 고문
정구호 컨설팅 고문
특히 서양 문물과 문화가 한국 정서에 맞게 토착화 되면서 만들어진 1960~70년대를 재조명해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를 표현했다. 또한 대한민국 정통성을 상징하는 한글 디자인을 활용한 제품과 매장 인테리어 등을 선보인다. ‘한글 로고’도 만들었다. 자음과 모음을 활용해 빈폴 전용 서체를 만들고 ‘ㅂ’과 ‘ㅍ’ 등 자음을 제품 체크 패턴에 반영했다.

브랜드 상징인 자전거 로고는 현대적인 스타일로 다듬어졌다. 앞 바퀴가 큰 자전거 ‘페니 파싱(Penny Farthing)’ 형태는 유지하면서 간결함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구현됐다. 체격과 머리스타일, 자전거를 타는 각도 등 세부 디자인도 바뀌었다. 여기에 여성과 어린이 로고를 추가해 전 제품군을 아우르는 빈폴 로고 ‘패밀리’를 완성했다.
매장 인테리어의 경우 1960~1970년대 근현대 한국 건축물에서 영감을 얻어 꾸며졌다. 1960~1970년대 가정집과 아파트 등 건축 양식으로 변화시켜 마루와 나무, 천장, 유리, 조명 등 한국적인 헤리티지 감성을 강조했다는 게 빈폴 측 설명이다.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도 오픈할 예정이다.

친환경 및 협업 상품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친환경 제품의 경우 폐 페트병과 어망 등을 활용한 패딩 상품을 내년 1월 내놓는다. 버려진 페트병과 어망을 세척하고 방사하는 과정을 거친 원사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보온성과 경량성을 유지하면서 환경 피해를 줄인 제품이다.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문구와 필기구, 향초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상품도 지속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다. 첫 번째 협업 제품으로는 고(故) 한영수 작가 작품을 담은 티셔츠와 팬츠 등을 선보인다.
빈폴 론칭일인 1989년 3월 11일을 모티브로 새로운 ‘팔구공삼일일(890311)’ 라인도 전개한다. 온라인 세대와 활발하게 소통하고 글로벌 브랜드 입지를 굳히기 위해 기획한 라인이다. 한국의 대표 꽃인 오얏꽃(자두의 순 우리말)을 상징하는 디자인이 적용됐고 레트로 감성을 토대로 1960~1970년대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컬러를 활용했다. 주요 제품으로는 과거 공장과 버스, 택시기사 등이 입었던 유니폼 스타일과 럭비선수 운동복 스타일이 대표적이다.

박남영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사업부장(상무)은 “새로운 30년을 준비하면서 보다 의미 있는 브랜드 재탄생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계획했다”며 “기존 소비자는 물론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젊은 세대와 소통을 확대하고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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