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갈등, 탄소산업 돌아보는 계기로[기고/방윤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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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윤혁 한국탄소융합기술원 원장
방윤혁 한국탄소융합기술원 원장
한일 양국이 ‘경제 전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광복절을 맞이한다. 현 상황은 우리나라 여러 분야 산업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탄소 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탄소 산업은 탄소섬유, 인조흑연, 활성탄소, 카본블랙, 나노카본 등 탄소 원자로 이뤄진 소재를 중심으로 고분자, 세라믹, 금속 등을 융복합하는 부품소재 산업이다. 탄소 융복합 소재는 초내열, 초경량, 초강도, 초내마모, 고전도성, 고흡착특성 등의 성질을 갖고 있다.

그중에서도 무게는 철의 4분의 1이면서 강도는 10배 더 강한 탄소섬유는 우주항공, 방산, 자동차, 선박, 풍력발전, 토목·건축, 스포츠·레저 등 거의 모든 산업에 초경량·고강도 구조재로 사용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미래 산업으로 꼽는 수소경제 역시 탄소섬유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탄소 산업은 대한민국의 국가 전략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2003년 전주시는 전주기계산업 리서치센터를 설립해 2008년 ㈜효성과 탄소섬유공동기술개발 협약을 체결한 후 국책사업을 통해 고강도 탄소섬유를 개발했다. 2011년부터는 소재와 부품 개발 사업이 정부 국책사업으로 진행됐으며, 후속으로 탄소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2017년부터 시작돼 탄소 융합 부품 제조 및 양산기술 개발이 한창 추진 중이다.

2016년 탄소산업육성지원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올해 2월에는 산업부 섬유화학탄소과와 탄소나노팀이 신설됐다. 전주탄소국가산업단지가 최근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2022년까지 66만 m²(약 20만 평)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일본과의 경제전쟁을 계기로 부품소재 산업의 중요성이 더욱 확실해졌다. 미래를 내다보는 측면에서 좀 더 냉정해져야 한다. 생태계의 초기인 탄소 산업의 경우 전형적인 밸류 체인별 완성형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어 전주기적 연구개발과 실용화가 중요하다. 그러나 개발 이전에 글로벌 시장 현황과 기술의 연속성을 충분히 고려해 선택과 집중의 대상이 무엇인지 검토가 필요하다. 정부의 일관된 지원 정책이 필요하겠지만 연구기관의 미션과 전문성이 무엇인지를 돌아보는 뜨거운 8월이 되기를 바란다.

방윤혁 한국탄소융합기술원 원장
#탄소 산업#한일갈등#수소경제#문재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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