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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도 국민이다’ 다시 거리로 나선 이들의 호소[광화문에서/신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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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도 국민이다’ 다시 거리로 나선 이들의 호소[광화문에서/신수정]

신수정 산업2부 차장 입력 2019-08-14 03:00수정 2019-08-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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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산업2부 차장
“우리도 국민이다.”

지난해 8월 29일 서울 광화문광장. 굵은 빗줄기 속에서 이날 하루 생업을 접고 집회에 참석한 전국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5인 미만 사업장은 최저임금을 차등화해 적용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 각지에서 미용실, PC방, 편의점 등 60여 개 업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 약 1만 명은 ‘우리도 국민이다. 생존권을 보장하라’가 적힌 피켓을 들고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온 고통을 호소했다.

1년이 지난 올해 8월 29일, 이들은 다시 모이기로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집회에 참석할 것이라는 자영업자 이모 씨는 “2년간 30% 가까이 오른 최저임금으로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폐업 위기에 몰렸다”며 “오랫동안 한 동네에서 장사했던 음식점 중 10여 곳이 최근 2년 이내에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문제를 해결하려면 차등화와 주휴수당 폐지가 우선인데 이러한 것들이 지난 1년간 단 하나도 반영된 것이 없다”며 “민주노총처럼 세력화된 자들의 목소리는 잘 들어주고 우리 같은 서민들의 목소리는 무시하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년간 29.1% 오른 최저임금(시급 8350원)에 주휴수당까지 더하면 올해 ‘실질 최저임금’은 1만30원이다. 내년도는 시간당 8590원에 주휴수당을 합치면 1만318원으로 오른다. 실질 최저임금 1만 원 시대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범법자가 되지 않기 위해 주휴수당을 꼼수로 주지 않는, 이른바 ‘쪼개기 알바’를 쓸 수밖에 없다. 이마저도 힘들면 사람을 내보내고 본인이나 가족이 직접 뛴다. 소상공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확정된 지난해 7월 이후 종업원 수를 줄인 소상공인이 10명 중 6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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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상공인연합회는 내년 총선에서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을 펴는 인물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사회를 열어 ‘정치에 관한 모든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정관을 삭제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정관까지 삭제하면서 정치세력화에 나선 이유는 지난 1년간 그토록 주장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부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광화문 집회를 포함해 지난 1년간 정말 이것만은 해줘야 살 수 있다고 외쳤는데 모두 묵살됐다”며 “생존을 위해서라도 총선에서 소상공인을 위한 공약을 내세우는 사람을 후원·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지난 2년간의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유증을 인정하고 있다.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은 “영세 자영업자와 소기업에 큰 부담이 되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며 “최저임금 정책이 ‘을(乙)과 을의 전쟁’으로 사회 갈등 요인이 되고 정쟁의 빌미가 되었던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버스를 대절해 지방에서 광화문까지 온 소상공인들은 “청와대에 절박함을 알리기 위해 가게 문도 안 열고 버스를 타고 왔다”고 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정치세력화에 나선 이유도 우리 이야기 좀 제대로 들어 달라는 취지다. 정부가 이들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 최저임금을 둘러싼 부작용을 줄이는 현실적 대안을 찾았으면 한다.

신수정 산업2부 차장 crystal@donga.com
#소상공인#최저임금 인상#주휴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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