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리수능’ 선임병, 서울교대 면접 봤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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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배수 전형 통과… 면접도 대리 부탁
거절당하자 직접 갔다가 탈락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던 후임 병사에게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대신 치르게 했던 A 씨(23)가 후임병이 받은 성적으로 서울교대 정시모집 1단계 전형에 합격한 뒤 면접을 직접 봤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지난해 11월 14일 치러진 2020학년도 수능에 자신을 대리해 응시한 후임병 B 씨가 받은 성적으로 서울교대 정시모집 일반전형에 지원했다. A 씨는 모집 정원(198명)의 2배수를 뽑는 1단계 전형을 통과해 2단계 전형인 면접을 봐야 하는 상황이 되자 B 씨에게 면접도 대신 봐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하지만 B 씨가 거절하자 A 씨는 면접을 직접 봤다. 그러나 실제로 경쟁률(1.75:1)이 2배수에 못 미쳐 A 씨로 인해 면접 기회를 빼앗긴 학생은 없었다.

A 씨는 ‘서울교대에 면접 전형이 따로 있는 줄 모르고 지원했다’며 B 씨에게 면접도 대신 봐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A, B 씨가 함께 복무한 공군교육사령부가 3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B 씨가 전형에 대해 잘 모르는데 왜 지원했느냐고 묻자 A 씨는 ‘그냥 좋은 학교라서 지원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면접관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못 하고 나왔다고 한다. A 씨는 면접 전형에서 불합격했다. A 씨는 B 씨가 받은 성적으로 서울의 다른 두 대학에도 지원했는데 한 대학에는 불합격했고, 다른 한 대학에는 합격했지만 입학 등록을 하지 않았다.

지난달 전역한 A 씨는 주소지를 관할하는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는 대로 수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복무 중인 B 씨는 군 경찰이 수사한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대리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서울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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