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사전투표 독려’ 4년 전과 정반대 전략…다른 셈법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6일 18시 27분


코멘트
사진=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사진=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4·15 총선 사전투표일(10, 11일)을 사흘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4년 전 20대 총선과는 정반대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사전 투표율 20% 달성’을 목표로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집중했던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선 침묵을 지키고 있는 반면, 4년 전 사전투표 독려에 소극적이었던 통합당이 적극적인 사전투표 캠페인에 나서고 있는 것. 우세한 판도를 지키기 위해 수성(守成) 전략을 펴고 있는 민주당과, ‘샤이 보수’ 및 노년층 유권자를 최대한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려는 통합당의 다른 셈법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6일 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핵심관계자는 “당 지도부 차원에서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메시지와 운동을 준비 중”이라며 “투표율 제고를 위해 이르면 7일부터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이날 논평에서도 “사전투표는 다수의 유권자를 분산시키고 감염위험을 낮출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며 “10일과 11일 국민 여러분께서 투표장에 가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주시길 간곡한 심정으로 호소드린다”고 했다.

통합당이 사전투표에 대해 4년 전 20대 총선 때와 정반대의 접근법을 들고 나온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전염병(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지지층인 노년층 투표율이 이전 총선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반면 4년 전 당 지도부와 비례대표, 지역구 후보자 268명 전원이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등 당 차원의 대대적인 캠페인에 나섰던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는 별 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20대 총선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젊은층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사전투표 독려 활동을 벌였다. 이 같은 민주당의 ‘조용한 선거’ 전략을 두고 정치권에선 20대 총선 때와는 달라진 판세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 내에서 선거판세가 유리하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자칫 비(非)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낼 위험이 있는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에 나설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사전투표 결과는 이번 선거에서도 승패를 가를 주요 열쇠가 될 가능성이 크다. 동아일보가 수도권과 6대 광역시 175개 지역구 사전투표 득표율을 분석한 결과 164개 지역구(93.7%)에서 사전투표 득표 결과와 최종 승패 결과가 같았다. 사전투표에서 이미 승패 윤곽이 나타난 것이다. 당시 사전 투표율은 12.2%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1대 총선에서 ‘사전투표일에 투표할 것’이라고 한 응답자는 26.7%로 4년 전(14.0%)보다 12.7%포인트 높다.

김준일기자 ji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