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이냐 굶주림이냐”…아마존 원주민 코로나 몰살 위기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6일 13시 02분


코멘트
아마존 오지에 사는 원주민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몰살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집단 생활을 하며 집기를 공유하는 옛 전통과 함께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살아야 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 이들을 극도의 위험에 내몰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BBC에 따르면 이날 기준 브라질은 1만1000건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와 48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코로나는 처음엔 산업화된 지역인 상파울루주에 집중되었지만 원주민이 사는 아마존 오지까지 확산되고 있다.

◇ “바이러스가 퍼지면 원주민들 몰살될 수 있어” : 상파울루 연방대 연구원인 소피아 멘돈사 박사는 “이 바이러스가 토착 주민들 사회에 퍼져서 사람들이 몰살할 수 있는 엄청난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과거 1960년대에 베네수엘라와의 국경 근처에 사는 야노마미 공동체에서 홍역이 발생하여 감염자의 9%가 사망했다.

원주민 사회는 비누와 물로 손을 씻거나 손 세정제를 사용하는 등 전염의 위험을 줄일 수단이없다. 또 주민들은 가깝게 집을 지어 살면서 그릇과 안경 등 생활용품을 함께 쓴다. 특히 의료기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코로나에 감염되어도 병원을 이용할 수 없다.

최근 브라질의 아마존 원주민 한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 아마존을 공유하고 있는 콜롬비아의 원주민 마을에서도 2명의 코로나 환자가 나왔다.

일부 마을은 대피계획을 세웠다. 멘돈사 박사에 따르면 과거에 전염병을 피하기 위해 했던 방식대로 소규모 집단으로 나눠 사냥과 낚시 도구를 갖고 숲속 더 깊은 곳으로 피난할 계획이다.

하지만 외부와 단절된 원주민 집단이라고 해도 코로나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브라질 아마존에는 외부 세계와 접촉이 없는 원주민 집단 107개가 있다.

그러나 이들이 사는 영토라해도 불법 벌목꾼, 사냥꾼, 전도사들이 활동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오지로 간다해도 외부와 단절이 제대로 이뤄질 지 미지수다.

일부 마을은 집기 공유를 중단하고 코로나 증세를 가진 이들에게 출산후 여성에게 적용되던 격리 조치를 취하는 것이 고려되고 있다. 원주민 단체들은 타지역 여행을 막고 방문객들이 자신들의 지역으로 들어오지 말라고 요청했다.

◇ 달라진 아마존 생활방식…정부 보조금으로 식량 구입 :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봉쇄 정책이 크게 의미가 있지 않다고 말한다.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아마존 자치도시 상가브리엘 다 카초에이라에서는 수천 명의 지역 주민들이 매달 보트를 타고 도시로 가서 연금을 받고 정부의 현금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이 프로그램이 확대되면서 아마존 지역 일부는 스스로 먹을 거리를 사냥하고 기르는 것을 중단했고, 생존을 국가에 위탁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원주민보호정책에 반대하는 브라질 대통령 덕에 이들에 대한 예산도 연거푸 감소해 이중고에 처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인구 0.5%에 불과한 원주민들이 너무 많은 땅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이 가진 천연자원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브라질 국립원주민재단 푸나이는 “원주민들의 식량 비축이 바닥나면 마을에 머물라는 충고를 무시하게 될 것”이라면서 “감염이냐 배고픔이냐에서 감염을 택한 그 결과는 매우 끔찍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