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 첫 사망… ‘진료중 감염’ 대구 60대 의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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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6일 환자진료→3월 19일 확진… 제2미주병원 22명 추가 총 169명
질본 “흡연자도 고위험군에 추가”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60대 내과의사가 3일 목숨을 잃었다. 국내에서 의료진이 사망한 건 처음이다.

대구시 등에 따르면 3일 오전 9시 52분경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온 내과의사 A 씨(60)가 숨졌다. 지난달 18일 폐렴 증세로 경북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던 A 씨는 다음 날 확진 판정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A 씨는 입원 초기부터 폐렴이 심해 음압 병상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 최근 상태가 더 나빠져 인공호흡기 및 에크모(ECMO·인공심폐기) 치료도 받았다. 1일엔 심근경색 증상이 나타나 막힌 혈관을 뚫는 스텐트 삽입 시술까지 받았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기저질환은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었다고 한다. 김신우 대구시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정확한 사인은 담당 의사 소견을 확인해야겠지만 합병증으로 심근에 문제가 있긴 했어도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다면 숨지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경북 경산시에 따르면 A 씨는 2월 26일 경산시 중방동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내과의원에서 확진자(52·여)를 진료한 사실이 조사됐다. 이 환자는 지난달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진료 이후 2월 말부터 감염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 감염이 발생했던 대구 달성군 소재 정신병원인 제2미주병원은 2, 3일 2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금까지 이 병원 관련 확진자는 169명으로 늘어났다. 같은 건물에 있는 대실요양병원도 환자 2명이 추가로 확진돼 모두 97명으로 늘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수 조사한 요양병원과 정신병원들에서 추가 감염이 발생하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질본)는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군에 흡연자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기존 코로나19 고위험군은 65세 이상 고령자, 만성 기저질환자, 고도비만자, 임신부, 투석환자였다. 이제 흡연자에게도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피하고 외출 시 마스크를 쓰도록 권고된다. 질본은 또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접촉자 조사 시점을 증상 발생 1일 전에서 2일 전으로 강화했다. 조사 기간을 늘린 건 무증상 전염 가능성을 반영한 조치다. 질본은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코로나19 대응 지침’을 개정했다.

대구=장영훈 jang@donga.com / 전주영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료진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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