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강제소환 된 ‘추억의 스타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예능프로 제작 차질 빚으면서 과거 방영분 스페셜 만들어 메워
스포츠 경기도 대부분 중단-연기… ‘박지성 경기’로 향수 불러일으켜

스포티비 ‘박지성 최고의 경기’ 시리즈(위쪽 사진)와 ‘전국노래자랑’ 스페셜 방송의 ‘핑클’ 이효리. 스포티비·KBS 화면캡처
스포티비 ‘박지성 최고의 경기’ 시리즈(위쪽 사진)와 ‘전국노래자랑’ 스페셜 방송의 ‘핑클’ 이효리. 스포티비·KBS 화면캡처
“I can‘t cry∼ 그래 널 보내주겠어∼.”

지난달 22일 방송된 KBS1 TV ‘전국노래자랑’에서는 1세대 걸그룹 ‘핑클’의 히트곡 ‘루비’가 흘러나왔다. 흰색 상의에 검은색 치마를 입은 앳된 얼굴의 핑클이 1998년 전국노래자랑에 나왔을 때 영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제작이 취소돼 과거 방영분을 편집해 내보내는 전국노래자랑은 이날 과거에 출연한 초대 가수와 연예인을 소개하는 ‘전국노래자랑을 찾은 추억의 가수’ 특집을 내보냈다. 최불암 김수미 등 당시 MBC 인기드라마 ‘전원일기’ 배우들의 깜짝 출연 영상과 가수 현철 태진아 주현미 등이 소개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예능프로그램 제작이 중단되면서 방송가에 ‘탑골 콘텐츠’(30, 40대에게 익숙한 콘텐츠. 노년층이 모이는 장소로 통칭되는 탑골공원에서 따온 말) 바람이 분다. 1990∼2000년대 방영분의 하이라이트를 편집해 보여주는 것. 지난해부터 문화계에 불어닥친 ‘레트로(복고)’ 열풍이 코로나19를 타고 방송과 유튜브 콘텐츠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일 방송업계 관계자는 “야외 촬영은 실내 촬영 위주로 바꾸고 가요나 개그 프로그램은 관객 없이 녹화하지만 결방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 과거 방영분 하이라이트나 스페셜 등으로 제작한다”고 말했다.

탑골 콘텐츠는 스포츠 프로그램도 휘어잡고 있다. 스포츠 경기가 대부분 중단, 연기되면서 과거 하이라이트를 담은 ‘탑골 매치’가 국내외에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각광받는 것이다.

국내 스포츠 전문 케이블채널 ‘스포티비’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주역 박지성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경기를 보여주는 ‘스포타임 박지성 최고의 경기’를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스포티비 채널과 유튜브 공식 계정에서 방영한다. 특히 2007년 볼턴 원더러스와의 경기에서 박지성이 2골을 넣었던 영상에는 ‘그때 그 시절로 다시 온 것 같다’ ‘저때 학원 마치고 시청하며 환호했던 고2가 이제 서른둘이 돼 댓글을 달고 있네’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같은 인기 프로스포츠가 ‘개점휴업’ 상태인 미국에서는 프로농구(NBA), 프로야구(MLB) 등의 공식 유튜브 계정에서 과거 명승부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코로나19#탑골 콘텐츠#하이라이트#레트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