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시드니∼인천 임시 항공편 잡아라” 알바까지 동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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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편 중단에 귀국 경쟁 치열
교민 등 몰려 예매 10분만에 매진

시작 시간에 맞춰 타이머를 설정해 두거나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한다. 대학가 수강신청 때 벌어질 법한 풍경이 귀국편 항공권 예매에서 재현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항공편 운항이 중단된 가운데 한국으로 들어오는 임시 항공편을 잡기 위한 교민들과 체류객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개인들은 주로 타이머를, 여행사들은 아르바이트생을 활용한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에서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항공사들의 임시편 예매가 시작된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에는 예매가 시작된 지 10분 만에 모든 좌석이 다 팔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타이머를 맞춰 뒀는데도 못 샀다’며 대기를 걸어두겠다는 문의도 많다”고 전했다.

임시편은 여행사나 기업 등이 요구해 마련하는 전세기와 달리 항공사들이 자체적으로 수요를 조사해 띄우는 추가 항공편이다. 정기편과 달리 여행사들에 미리 좌석을 주지 못하고 운항이 임박해 예매를 시작한다. 이 때문에 여행사들은 짧은 기간에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자체 수요조사를 통해 호주편 임시편 운항이 필요하다고 보고 3일에 2편, 4일에 1편을 배정했다. 이 항공편은 전 좌석 매진 상태다. 아시아나항공도 10, 11일에 마련한 시드니∼인천 항공편 예약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노선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호주는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바로 마감이 됐고 대기 고객도 많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곧 프랑크푸르트, 나트랑, 자카르타에도 임시편을 띄운다.

업계에 따르면 유럽과 동남아 등에 있는 교민들이 임시편 또는 전세기를 띄워 달라는 요청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임시편이나 전세기를 띄우려면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해당 국가의 허락이 있어야 하고 항공사의 수익도 맞아야 한다. 해당국으로 가는 화물을 싣고 갈 수 있으면 좋지만 때로 빈 비행기로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임시편의 경우엔 수익을 고려해 비싼 가격의 좌석을 더 많이 판매할 수밖에 없다”며 “여행사들이 요청해 마련된 전세기는 평소보다 30만∼40만 원 비싸게 가격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코로나19#임시 항공편#교민#귀국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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