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환자 혈장 활용해 고밀도 면역 항체 확보”… GC녹십자,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이르면 하반기 상용화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4월 2일 1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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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면역글로불린 치료제 상용호 노하우 활용
1명 혈장치료 위해 회복환자 혈액 약 6~7리터 필요
상용화 위해서는 완치자 혈액확보가 관건

GC녹십자가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내놓겠다고 공표했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를 올해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이 치료제는 코로나19 회복환자 혈장에서 다양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 만든 고면역글로불린(Hyperimmune globulin)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면역 항체로 구성된 혈액제제 면역글로불린(Immune globulin)과 달리 코로나19에 특화된 항체 밀도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앞서 GC녹십자는 B형간염면역글로불린 ‘헤파빅’과 항파상풍면역글로불린 ‘하이퍼테트’ 등 고면역글로불린 치료제를 개발해 상용화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혈장은 혈액 속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을 제외한 담황색 액체성분을 말한다. 혈장에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맞서는 면역 항체가 있다. 이번에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는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회복환자의 혈장을 확진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1명의 혈장치료를 위해서 회복환자 혈액 약 6~7리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치료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혈액확보가 관건인 것으로 전해진다.

혈장치료제 개발 속도가 월등한 이유는 오랜 기간 인체에 사용돼 온 면역글로불린제제이기 때문이다. 이미 상용화된 동일제제 제품들과 작용 기전 및 생산방법이 동일해 신약 개발과 달리 개발 과정이 간소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미 회복환자의 혈장 투여만으로도 과거 신종 감염병 치료 효과를 본 적이 있어 이를 분획 농축해 만든 의약품의 치료 효능도 결과가 나와 있는 셈이라는 설명이다.

해외의 경우 다케다(Takeda)와 그리폴스(Grifols) 등 세계 1~2위 혈액제제 회사들이 각국 정부 지원을 받아 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해당 업체들도 연내 치료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치료적 확증을 위한 임상을 조만간 시작할 것”이라며 “치료제가 가장 시급한 중증환자 치료와 일선 의료진 등 고위험군 예방(수동면역을 통한) 목적으로 혈장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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