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서 ‘스마트워크’로 전환…기업들 ‘뉴 노멀’에 대비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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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주요 기업들이 약 한 달 동안 시행하던 재택근무 체제에서 ‘정상근무’ 체제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근무의 개념이 코로나19 이전과는 달라졌다고 기업들은 입을 모았다. 상시 디지털 근무와 유연근무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뉴 노멀’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1일 SK㈜는 재택근무를 마치고 ‘스마트워크’ 체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스마트워크는 임직원 각자가 근무시간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를 ‘협력 시간’으로 정했다. 회의나 보고는 이때 집중하게끔 하고 나머지 근무시간은 임직원이 결정하게 한다는 것이다. 협력 시간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영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한 비대면 회의가 이뤄진다.

지난달 24일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재택근무를 도입했던 SK텔레콤도 이달 6일부터 재택근무 여부를 직원 스스로 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금까지 필수 인력을 제외한 90% 이상에게 재택근무를 강제해왔는데, 스마트워크로 전환되면 회사로 출근하는 비율이 다소 늘어날 것”이라며 “최대한 동선을 단순화해 직원 간 접촉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23일 자율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정상 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출근 시간 범위를 오전 8~10시에서 오전 8시~오후 1시로 확대했다. 필수근무시간(오전 10시~오후 4시)을 없애고 유연근무 범위도 확대했다.

주요 기업들의 유연근무 확대 추세와 관련해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운영중인 선택적 시간근로제에 디지털 협업툴 활용폭을 넓힌 것과 비슷한 모습이 보편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월 평균 주 40시간 내에서 출퇴근 시간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선택적 근로제를 시행해 자리를 잡은 상태다. 코로나19 사태가 재계 전반으로 유연근무, 비대면 회의, 자율 재택근무 등 다양한 근무 방식을 확산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LG화학도 보고와 회의를 간소화하고 어디서든 근무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업체제 자체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1일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신저 기반 협업 솔루션인 ‘팀즈’를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폴란드 등 전 세계 사업장의 사무기술직 임직원 1만 8500명을 대상으로 전면 도입키로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디지털 공간을 중심축으로 두고 집이든 사업장에서든 업무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게끔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스마트 워크의 최우선 과제로 보고·회의 문화를 선정하고 보고·회의 가이드를 제작·배포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회의시간은 30분, 디지털파일 형태의 보고서는 2장으로 제한하고, 종이문서 없이 e메일 등을 활용해 보고해야 한다.

스마트워크 체제가 본격 가동되면서 LG화학의 가이드처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기업도 늘고 있다. 그간 재택근무가 효율성까지 높이려면 성과 측정 방식의 변화, 협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주요 대기업은 재택근무 대상군으로 임산부 등 면역이 약하거나 귀국자 등 격리가 필요한 이들로 한정하는 한편 사업장 근무시에도 비대면 기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 등도 진행 중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상근무라는 개념 속에 이미 재택근무를 포함한 자율근무가 녹아들게 됐다”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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