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뒤집힌 후베이성 주민들, 경찰차 뒤집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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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풀려 장시성으로 나가던 중 통제 놓고 장시-후베이성 경찰 충돌
분노한 주민들 몰려가 항의 시위… ‘종식 선언’ 못믿는 中상황 드러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장 심각했던 중국 후베이(湖北)성 주민들이 이웃 성(省)으로 향하는 통행을 거부당하자 분노해 경찰차를 뒤집어엎었다. 25일부터 후베이성 봉쇄 조치가 풀렸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진짜 통제됐는지를 믿지 못하는 일반 중국인들의 심리가 낳은 현상으로 풀이된다.

중국 신징(新京)보에 따르면 27일 오전 후베이성 황강(黃岡)시 황메이(黃梅)현 주민들은 창장(長江) 너머 이웃 지역인 장시(江西)성 주장(九江)시로 가려 했다. 황메이현에는 기차역이 없어 봉쇄 해제 뒤 직장으로 복귀하려면 주장에서 기차를 타고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주장시 경찰은 황메이현 차량과 주민 진입을 막았다. 경찰은 아예 창장대교를 건너와 황메이현 지역으로 검역소를 옮겼다. 이에 황메이현 경찰이 항의하자 주장시는 특수경찰을 투입해 황메이현 경찰들을 구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등장하자 분노한 황메이현 주민들은 주장시로 몰려갔다. 이들은 항의 차원에서 주장 경찰차를 밀어 뒤집어엎었다. 주장 파출소까지 가 “후베이인들에 대한 공포 심리를 없애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황메이현 당 서기까지 도착해 후베이성 주민들에게 떠나라고 호소했다. 황메이현 주민 일부는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다음 달 8일 후베이성 우한(武漢)시 봉쇄까지 해제할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통계 및 코로나19 종식 여부에 대한 불신이 워낙 커 앞으로도 전국 곳곳에서 비슷한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코로나19#중국 후베이성#우한시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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