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천안함 北소행” 이틀 만에…北, 미사일 도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9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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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9일 강원 원산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2발을 발사했다. 3월 들어 4번째 도발로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한 지 이틀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 10분경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2발의 발사체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동식발사대(TEL)에서 쏜 발사체는 최고고도 30km를 기록한 뒤 북동 방향으로 230km를 날아가 동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번 발사체가 낙하 시 급상승하는 ‘풀업(Pull-up)’ 기동이 없었고, 정점고도와 비행거리를 감안했을 때 그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성능 개량을 강조해 온 초대형방사포(KN-25)인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2일 원산에서 초대형방사포 2발(최고고도 35km, 비행거리 240km)을, 9일엔 함경남도 선덕에서 3발(최고고도 50km, 비행거리 200km)을 쏴 올렸다. 발사 간격도 앞선 두 차례와 유사한 20초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남(對南) 신종 타격무기 연사능력이 사실상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군 안팎에서는 지난해 초대형방사포를 90km 이상까지 높여 쏘던 북한이 올 들어 최고고도를 30~50km로 낮춘 것으로 볼 때 저고도 발사기술의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저고도 발사까지 검증이 완료되면 연발 사격 때 고도를 달리해 요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이번 도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지 않은 채 “북한 발사체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에 보수 야당들이 “북한의 도발은 미온적 대응으로 일관한 문 대통령이 자초한 것”이라고 비판하자 청와대는 이날 오후 뒤늦게 “오전 7시경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화상대책회의를 개최했으며, 군 대비태세 유지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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