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상’ 이재명, 애절한 사연 담아 어머니를 떠나 보내다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29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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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와 작고하신 어머니.(뉴스1 DB)© News1
이재명 지사와 작고하신 어머니.(뉴스1 DB)© News1
#. 방바닥에는 물이 흐르고 습기 가득한 지하셋방으로 이사를 하는 중이었지요. 법서들을 한 짐 가득 안고 책 놓을 자리를 찾는데 인부들이 공사 중이라 자리가 없어 슬펐습니다. 꼭 안아주시는 어머님 품에 안겨 한참 그냥 울었습니다.

모친상을 마친지 2주가 지난 이재명 경기지사가 SNS에 올린 글에서 “어젯밤에는 어머님과 함께 했다. 깨 보니 꿈(이다). 어머니는 멀리 떠나 이제는 안 계신다”며 꿈을 빌어 애타는 사모곡을 전했다.

또 “30대 젊은 나이에 동네 남정네들에게 막걸리 만들어 파시며 안주로 내 온 양미리 구이, 라면 면발 하나씩 곁에서 군침 흘리는 저희들에게 손님 눈치 보며 집어주셨다. 산전을 일구는 고된 노동 틈틈이 남의 밭일까지 하시며 겉보리 한 되씩 얻어 자식 먹여 살린다고 발버둥 치셨다”고 고된 현실과 노동 속에서도 7남매인 그의 형제를 위해 애쓴 어머니를 회상했다.

“새벽에 혼자 일어나 자식들 추울까봐 꼬박꼬박 군불 때 주시던 어머니. 힘겨운 삶에 연기 가득한 부엌귀퉁이에 기대 눈물 흘리시다 들키시면 ‘연기가 맵다’고 타박하셨지만 그게 연기 때문이 아님은 철없는 저도 알았다”고 어린 시절 그의 눈에 비친 어머니 모습도 떠올렸다.

이어 “학교 대신 공장에 가는 제 손목 잡고 도시락 대신 들어 바래다주시며 돌아설 때 눈가를 몰래 훔치셨다. 어머니도 여자인데 하루 내내 시장 화장실에서 남정네들에 휴지 팔고 10원 20원 사용료 받으시는 고됨 속에서도 철야작업 끝내고 새벽에 돌아오는 어린 자식 봉투 접으시며 기다려 주셨다”고 성남으로 온 후에도 변함없던 어머니의 정을 그렸다.

그는 “자식이 원수라고 골육상쟁하는 두 아들 때문에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지, 낳자마자 가버린 두 자식 말고도 장성한 아들·딸이 먼저 떠나 가슴에 묻는 심정은 또 어땠을지 겪지 않은 제가 어찌 알겠냐”며 친형과의 불화와 자식 먼저 보낸 어머니의 한 많았던 삶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제는 받아들이고 가신 어머니 정말 보내드려야겠다”며 “어머니 가시는 길 외롭지 마시라고 멀리서 마음으로, 가까이서 배웅 손 흔들어 주신 여러분. 어머니를 대신해 온 마음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길어보여도 삶은 순간이고, 멸이 있어 생이 있으니 머지않아 저도 곧 따라갈 겁니다. 이승의 나쁜 일 다 잊어버리고 아부지하고 잘 지내세요. 저는 조금만 더 놀다 갈께요. 엄마 잘 가”

(수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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