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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안 나는 주삿바늘’ 세계 첫 개발… “자연소재 활용해 의료혁신 이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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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안 나는 주삿바늘’ 세계 첫 개발… “자연소재 활용해 의료혁신 이룰 것”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0-03-27 03:00수정 2020-03-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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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賞 수상한 신미경 성대 교수
“재료과학자는 누구나 마음속에 품은 응용 분야가 하나씩 있어요. 제겐 그게 의학 분야였죠.”

이달 24일 오전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 연구실에서 만난 신미경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33·사진)는 세상에 없는 유용한 것을 만드는 데 기쁨을 느끼는 천생 공학자로 보였다. 신 교수는 어려서부터 무언가를 만드는 게 마냥 좋았다고 했다.

꽃꽂이부터 퀼트, 종이공예까지 손을 쓰는 일이라면 뭐든 좋아했다. 한양대를 다니던 대학생 시절에는 매주 동대문시장에 갔다. 시장에서 구입한 재료로 액세서리를 만들었다. 손재주가 꽤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액세서리를 판매할 생각에 여대 앞을 기웃거리기도 했다. 그로부터 10여 년 뒤 그는 진짜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드는 직업을 갖게 됐다. 대상만 눈에 보이는 공예품에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생명을 살리는 ‘재료’로 바뀌었을 뿐이다.


신 교수는 의료용 재료 분야의 신진 학자다. 그는 올해 2월 제22회 로레알-유네스코 세계여성과학자상에서 신진과학자상(인터내셔널 라이징 탤런트)을 받았다. 전 세계가 인정하는 빼어난 연구 성과를 올리거나 공익성이 높은 활동을 한 신진 여성 과학자 15명에게 주는 상이다. 신 교수는 앞서 2018년에는 로레알코리아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주최하는 국내 상인 제17회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펠로십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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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수는 KAIST에서 박사 과정을 밟으며 피가 나지 않는 주삿바늘 코팅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주목을 받았다. 누구나 주사를 맞으면 피가 나지만, 지혈이 잘 되지 않는 혈우병 환자나 당뇨 환자, 어린이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신 교수는 주사를 맞을 땐 바늘에 남아 있지만 빼낼 때엔 떨어져 피부 상처를 막는 물질을 떠올렸다. 생체 접착제인 홍합의 카테콜아민 성분을 넣은 키토산으로 주삿바늘을 코팅했다. 매일 실험을 반복한 끝에, 2016년 고분자가 적절히 엉겨 바늘을 코팅하는 최적의 시간을 찾아 세계 최초로 피가 나지 않는 주삿바늘을 완성했다. 지도교수인 이해신 KAIST 교수 주도로 상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가 진행 중이다.

신 교수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재료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의사들이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성 높은 재료를 개발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최근 식물을 이용한 다양한 접착성 생체 재료를 발굴하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과일 껍질이나 씨앗 등 식물의 떫은맛을 내는 성분인 ‘타닌’도 이 가운데 하나다.

타닌은 최근에야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며 주목받는 생체 재료인데, 신 교수는 2015년부터 이 분야에 발을 들인 개척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신 교수는 타닌과 단백질을 함께 뭉친 뒤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를 담아 몸속에 주입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신 교수는 “타닌은 원리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몸에 들어가면 표적인 심장을 잘 찾아가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예정대로라면 3월 중순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여성과학자상 시상식에 참석했어야 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시상식은 내년으로 연기됐다. 신 교수는 “애초에 상에 지원한 것도 다른 나라의 뛰어난 과학자, 공학자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시작했는데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이공계에서 여성은 여전히 소수라는 점에서 이렇게 함께 만나 교류할 기회가 흔치 않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다른 전공 여학생이 찾아와 ‘여성도 공대 교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고 희망이 생겼다’고 말해준 일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아직 이공계 분야 여성 전문가가 많지 않다”며 “후배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피 안 나는 주삿바늘#신미경#세계여성과학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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