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석 비었지만… ‘초짜’ 김병철, 데뷔전은 쩌렁쩌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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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지휘봉 잡고 모비스와 첫판, 사보비치-한호빈 맹활약 앞세워
‘만수’ 유재학 감독에 패배 안겨… 유감독 “무관중 경기, 너무 어색”

김병철 오리온 감독대행이 26일 안방인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령탑 데뷔전에서 승리한 김 감독이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작은 사진). 고양=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
김병철 오리온 감독대행이 26일 안방인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령탑 데뷔전에서 승리한 김 감독이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작은 사진). 고양=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
“(지도자로 오는 건) 처음이라 어색하네요.(웃음)”

26일 승장 인터뷰를 위해 기자회견실에 들어선 김병철 오리온 감독대행이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현역 시절 ‘플라잉 피터팬’으로 불리던 스타플레이어 출신 김 대행은 다소 상기된 얼굴로 “솔직히 긴장이 많이 됐다. 경기를 어떻게 치렀는지도 잘 모르겠다. 연패를 끊어서 다행이다. 잘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사령탑 데뷔전 승리 소감을 전했다.

오리온은 2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와의 안방경기에서 68-61로 이겼다. 리그 최하위(10위·13승 29패) 오리온은 일단 5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추일승 전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은 김 대행은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전반을 40-34로 앞선 오리온은 3쿼터 사보비치(22점)와 허일영(5점)의 연속 3점슛 성공으로 60-45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이후 4쿼터 종료를 3분가량 남겨두고 4점 차(65-61)까지 쫓겼지만 이날 13득점, 8어시스트로 맹활약한 한호빈이 일대일 돌파 득점에 이어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키며 승기를 굳혔다. 한호빈은 “김병철 감독님께서 가드는 공을 오래 갖고 있어도 괜찮으니 여유를 가지고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서두르지 않고 편하게 뛰려고 했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KBL에서 손꼽히는 슈팅가드였던 김 대행은 여드름 많고 앳된 얼굴 때문에 ‘피터팬’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1996년부터 2011년까지 줄곧 오리온에서 뛴 ‘원팀맨’이다. 선수 시절 오리온의 2001∼2002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던 김 대행은 2015∼2016시즌에는 코치로 우승을 맛봤다. 2011년 은퇴 이후 오리온 구단 사무국 운영팀, 유소년 농구팀장을 거쳐 2013년부터 코치로 추 전 감독을 보좌했다.

인천에서는 전자랜드가 KGC를 99-88로 꺾고 KT와 공동 5위(21승 20패)로 올라섰다. 17패(25승)째를 당한 KGC는 2위 SK와 1.5경기 차 3위를 유지했다. 이날 열린 두 경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관중 없이 진행됐다. 무관중 경기는 KBL리그 사상 처음이다. 라커룸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던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무관중 경기가 너무 어색하다. 관중이 있는 게 훨씬 낫다. 선수들에게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양=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프로농구#오리온#김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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