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NO”…해외 촬영 올스톱 위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2월 26일 06시 57분


tvN 예능프로그램 ‘더 짠내투어’. 사진제공|tvN
tvN 예능프로그램 ‘더 짠내투어’. 사진제공|tvN
■ 계속되는 코로나19 확산에 연예계 초비상

영화 ‘교섭’ ‘피랍’ 해외 로케 난항
tvN ‘짠내투어’는 국내 촬영 선회
세븐틴 등 월드투어도 잇딴 취소


코로나19 확산으로 연예계에도 초비상 경계령이 내려졌다. 영화와 방송프로그램의 해외촬영 등 제작 전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케이팝 스타들의 국내외 콘서트와 팬미팅 등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언제 잦아들지 현재로선 가늠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연예계 우려가 커지면서 관계자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한국인 입국 금지”…해외 로케 어쩌나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경계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현지 로케를 앞둔 영화의 제작진들은 긴장감 속에서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황정민·현빈 주연 영화 ‘교섭’이 촬영지인 요르단이 23일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면서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중동에서 납치된 한국인을 구출하는 이야기인 ‘교섭’은 3월 말 요르단 로케를 시작으로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투자배급사 메가박스㈜플러스엠 관계자는 25일 “계획대로 촬영을 시작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아직 한 달여 시간이 남은 만큼 추이를 지켜보며 국내 촬영 분량을 먼저 소화한 뒤 요르단 로케를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장소 섭외 등을 위해 현재 요르단에 머물고 있는 ‘교섭’의 일부 스태프는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3월 말 북아프리카 모로코 로케를 추진해온 하정우·주지훈 주연의 ‘피랍’ 측도 마찬가지다. 모로코가 아직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지만, 홍콩 등 일부 아시아 국가의 국민들에 대해 입국 금지를 한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콜롬비아에서 올 로케로 진행 중인 송중기 주연 ‘보고타’는 코로나19 피해가 남미지역을 비껴가고 있는 만큼 순조롭게 촬영 중이다.

KBS 예능 ‘배틀트립’. 사진제공|KBS
KBS 예능 ‘배틀트립’. 사진제공|KBS

● 해외 배경 프로그램 기획·촬영 전면 중단

방송가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해외 촬영에 의존해온 예능프로그램 tvN ‘더 짠내투어’와 KBS 2TV ‘배틀트립’은 강화도와 목포 등 국내로 촬영지를 선회했다. SBS ‘런닝맨’은 이달 필리핀에서 시작하려던 10주년 기념 아시아 투어를 6월로 미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국내 상황도 여의치 않기는 별반 다르지 않다. 한 예능프로그램 PD는 25일 “거의 모든 해외 배경 프로그램의 기획과 촬영을 중단했다”며 “언제 상황이 나아질지 몰라 더욱 안타깝다”고 밝혔다.

드라마도 안심할 수도 없다. 최근 병원, 공항 등 다중시설 촬영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제작에 난항을 겪고 있다. 1월말부터 이달 초까지 에스토니아 로케를 진행한 tvN 드라마 ‘반의 반’ 제작진 역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드라마 관계자는 “출연자와 스태프 모두 체온을 재고 촬영장에 입장하는 등 방역 지침을 적극 따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램 결방 사태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공개녹화 형식인 KBS 2TV ‘스탠드업’은 29일 재개하려던 녹화를 취소했다. 관객 투표로 순위를 결정하는 MBC에브리원 ‘나는 트로트가수다’도 3월5일 녹화 계획을 접었다. KBS 1TV ‘전국노래자랑’ 역시 녹화를 잠정 연기했다.

● 해외 콘서트도 취소…“안전이 최우선”

케이팝 스타들도 유력한 활동 무대였던 해외 콘서트 등 대규모 무대를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걸그룹 (여자)아이들은 4월4일 태국 방콕에서 열려던 콘서트를 잠정 연기했다. 남성그룹 세븐틴도 22일부터 막을 열기로 계획했던 월드투어를 취소했다. 태연을 비롯해 위너, 갓세븐, NCT DREAM 등 케이팝 스타들이 태국과 싱가포르 공연 등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지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다국적 팬들이 모여드는 상황에 감염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케이팝 스타들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방탄소년단과 NCT127 등 케이팝 스타들이 출연해 3월8일 대구에서 펼치려던 SBS ‘슈퍼콘서트’를 비롯해 걸그룹 트와이스, 샤이니의 태민 등 적지 않은 가수들이 국내 콘서트를 취소 혹은 연기한 상황이기도 하다. 트와이스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측은 “최근 확산 기로에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추세에 따라 가수와 팬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콘서트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연예계에서는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각 관련단체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업계 피해 실태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408개 연예기획사가 소속된 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25일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중예술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면서 “대중예술업계와 유관 업계의 추가 피해 실태를 조사해 향후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024@donga.com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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