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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플래시100]일본어 강제하는 악한 정치, 당장 때려치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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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플래시100]일본어 강제하는 악한 정치, 당장 때려치우라

이진 기자 입력 2020-02-25 15:30수정 2020-03-1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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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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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어린 마음에 몹시 이상하게 느껴진 것은 일본말을 ’우리나라 말‘, 일본을 ’우리나라‘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생전의 조용만 고려대 명예교수가 ‘경성야화’에서 밝힌 어린 시절 얘기입니다. 1918년 보통학교에 들어가니 ‘와카쿠니(我國)’는 일본, ‘고쿠고(國語)’는 일본말이라고 배웠다는 것이죠. 하도 이상해 아버지에게 여쭤보니까 “나라가 망해 그렇게 됐다”라고만 하셨답니다.

1920년 4월 11~13일 상 중 하 3회에 걸쳐 1면에 실은 ‘조선인의 교육용어를 일본어로 강제함을 폐지하라’ 사설은 일제의 일본어 강제교육을 정면으로 논박했습니다. 일제가 1911년 8월 ‘조선교육령’을 공포한 뒤 빚어진 교육 현장의 문제를 다룬 것이죠. 교육령의 핵심은 ‘조선인을 일본인으로 만든다’였습니다. 그것도 천황에 충성하고 말 잘 듣는 ‘충량한’ 일본인으로 만드는 것이었죠. 바로 동화정책입니다.


일제는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보통학교 전 과목 교과서를 일본어로 만들었습니다. 한 과목으로 합친 조선어·한문만 빼고요. 일본어 시간도 조선어·한문 시간보다 2배 정도 더 늘렸죠. 일본어 독본에는 일본 역사와 지리 전설 등을 담았습니다. 철부지들이 입학해 제일 먼저 한 일이 제복 입고 칼 찬 교사 앞에서 잔뜩 긴장한 채 자기 이름을 일본어로 외우는 것이었습니다. 일제는 이후 사립학교규칙과 서당규칙을 제정해 민족교육이 숨쉴 틈을 틀어막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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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으로 우리 민족이 살아있음을 알린 만큼 일본어 강제교육 철폐는 당연한 요구가 됐습니다. 사설은 이를 공개 천명했던 것이죠. 상편은 총독을 ‘현대정치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는 군인’이라고 규정합니다. 그때까지 부임한 총독 3명이 육군이나 해군 대장이었던 점을 비꼬았죠. 이어 언론과 집회결사, 출판서신, 종교에 대한 압박과 침해 등은 견디라고 하면 견디겠지만 일본어를 억지로 배워야 하는 폐해와 고통은 절대 참을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사설은 논리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일본어 강제교육의 문제를 두 가지로 정리합니다. 먼저 조선인의 능력을 갉아먹는 해악입니다. 모국어를 배울 때도 온힘을 다해 엄마의 입 모양을 따라하는 것으로 시작하죠. 그런데 하나부터 열까지 죄다 다른 외국어를 배우는 일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여기에 학생들은 다른 과목도 공부해야 해서 이중의 고통이 따릅니다.

중편은 조선인의 독특한 문화를 파괴하는 두 번째 폐해를 다룹니다. 어느 나라나 도덕과 문화는 언어에 의해 발전하고 언어는 역사와 도덕 습관 풍속 문화에 의지해 발달합니다. 자기 언어를 못 쓰게 하면 문화와 민족의 발달은 물론 인류 진보까지 가로막게 됩니다. 봉준호 감독의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라는 말과도 맥이 닿는 논리입니다.

하편은 일본어 강제교육이 일본인에게도 백해무익하다는 점을 밝힙니다. 조선인을 전부 죽여 없애버리면 모를까 일본어 강제교육으로 기나긴 역사를 살아온 조선인의 민족성과 조선어를 박멸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도리어 민족성을 더 굳게 하고 독립 열기를 뜨겁게 할 뿐이어서 동화정책은 절대로,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단언합니다.

재미있는 대목은 조선시대 고전수필 ‘조침문(弔針文)’처럼 동화정책을 의인화해 꾸짖는 부분입니다. ‘동화정책아, 네 죄가 어떻게 가볍다 하며 또 네 죄가 어떻게 조선인에게만 미쳤다고 하겠느냐. 너는 조선인에게도 죄인이 되는 동시에 일본인에게도 큰 죄인이 되는구나. 너는 실로 조선인과 일본인 사이를 갈라놓는 놈이니 너는 동화정책이 아니라 동화(同禍)정책이로구나.’

동화정책을 실시했다가 쓰라린 실패를 맛봤던 다른 나라 사례는 일제를 향해 던지는 반면교사였습니다. 영국 러시아 프로이센 등 동화정책에 성공한 나라가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을 봐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일본어 강제교육을 폐지하라고 거듭 촉구하면서 사설은 마무리됩니다.


이진 기자 leej@donga.com

원문
朝鮮人(조선인)의 敎育用語(교육용어)를 日本語(일본어)로 强制(강제)함을 廢止(폐지)하라

(下(하))


吾人(오인)은 日本語(일본어)를 朝鮮人(조선인)의 敎育用語(교육용어)로 强制(강제)함이 朝鮮人(조선인)에게 及(급)하는 害毒(해독)과 苦痛(고통)을 論(논)하엿거니와 以下(이하)에는 吾人(오인)이 日本人(일본인)의 地位(지위)에 立(입)하야 日本人(일본인)의 見地(견지)로써 日本人(일본인)에게 對(대)한 利害關係(이해관계)를 論(논)하야 日本(일본)의 當局者(당국자)와 有志者(유지자)의 反省(반생)을 求(구)코적 하노라.

日本語(일본어)를 □鮮人(□선인)의 敎育用語(교육용어)로 强制(강제)함이 朝鮮人(조선인)의 發達(발달)과 進步(진보)를 妨害(방해)하며 朝鮮人(조선인)의 獨特(독특)한 文化(문화)를 破壞(파괴)할지나 日本人(일본인) 自身(자신)에 對(대)하야는 利益(이익)이 有(유)하냐 하면 吾人(오인)은 決(결)코 不然(부연)하다 하노라. 其(기)뿐 아니라 百害(백해)는 有(유)할지나 一利(일리)는 無(무)하다 하노라.

或(혹)은 日本語(일본어)로써 朝鮮人(조선인)을 敎育(교육)하야 朝鮮人(조선인)에게 日本歷史(일본역사)를 敎(교)하며 日本傳說(일본전설)을 敎(교)하며 日本風俗(일본풍속)을 敎(교)하며 日本人(일본인)의 人情(인정)을 敎(교)하며 日本(일본)의 文化(문화)를 朝鮮人(조선인) 兒童(아동)의 腦髓(뇌수)에 鼓吹(고취)하면 一方(일방)으로는 日本人(일본인)을 崇拜(숭배)하는 思想(사상)이 發生(발생)하며 적어도 日本人(일본인)을 親愛(친애)할 觀念(관념)이 生(생)하며 一方(일방)으로는 朝鮮人(조선인)의 固有(고유)한 習性(습성)을 破壞(파괴)하며 朝鮮人(조선인)의 民族性(민족성)을 毁損(훼손)하며 朝鮮人(조선인)의 獨立思想(독립사상)을 消失(소실)케 하는 所以(소이)인즉 朝鮮人(조선인)으로 하야곰 日本帝國(일본제국)의 忠良(충량)한 國民(국민)이 되게 함은 此(차) 以上(이상)에 過(과)하는 方法(방법)이 更無(갱무)한 最善(최선)의 政策(정책)이라 하야 寺內(사내) 以來(이래)로 日本政府(일본정부)의 全力(전력)을 殆(태)히 傾盡(경진)하야 嚴施勵行(엄시여행)하여 왓나니 此(차)가 所謂(소위) 同化政策(동화정책)의 骨髓(골수)이엿도다.

嗚呼(오호)라. 同化政策(동화정책)이여. 너는 너의 內容(내용)과 行爲(행위)의 是非曲直(시비곡직)과 善惡可否(선악가부)도 省察(성찰)치 아니하고 다못 武力(무력)과 金權(금권)만 밋고 우리 二千萬(이천만)의 無辜(무고)한 同胞(동포)로 하야금 口(구)를 緘(함)하고 舌(설)을 封(봉)하고 手(수)를 縛(박)하고 足(족)을 斷(단)하야 死者(사자)와 如(여)히 沈黙(침묵)케 하며 犬羊(견양)과 如(여)히 柔順(유순)케 하고져 하엿도다. 네가 우리 二千萬(이천만)에 對(대)하야 加(가)한 暴虐(포학)과 害毒(해독)을 말하면 네의 罪(죄)는 참으로 크도다. 또 그뿐 아니라 雙輪(쌍륜)의 勢(세)와 唇齒(진치)의 義(의)가 有(유)하야 可(가)히 親善(친선)치 아니하면 아니될 日本(일본)과 朝鮮(조선)의 兩民族(양민족)으로 하여곰 容易(용이)히 解(해)치 못할 怨恨(원한)을 結(결)케 하고 兩者間(양자간)에 溝渠(구거)를 深(심)케 하야 相近(상근)치 못하게 하엿스니 同化政策(동화정책)아, 네의 罪(죄)가 엇지 輕(경)하다 하며 또 네의 罪(죄)가 엇지 朝鮮人(조선인)에게만 밋쳣다 하리오. 너는 朝鮮人(조선인)에게도 罪人(죄인)이 되는 同時(동시)에 日本人(일본인)에게도 大罪人(대죄인)이 되는도다. 너는 實(실)로 朝鮮人(조선인)과 日本人(일본인) 間(간)에 對(대)한 離間者(이간자)이니. 너는 同化政策(동화정책)이 아니오 同禍政策(동화정책)이로다.

論評(논평)이 橫線(횡선)으로 暫間(잠간) 突入(돌입)하엿스나 不得已(부득이)하야 一言(일언)을 加(가)하엿도다. 然則(연즉) 或者(혹자)의 말과 가치 日本語(일본어)로써 朝鮮人(조선인)을 敎育(교육)하면 朝鮮人(조선인)은 果然(과연) 日本人(일본인)이 되는가. 적어도 日本人(일본인)과 親善(친선)하야지는가. 아니라 此(차)는 謬見(유견)이라. 何故(하고)오 하면 (一(일)) 朝鮮民族(조선민족)은 累累(누누)히 말한 바와 가치 四千餘年(사천여년)에 連亘(연긍)된 歷史(역사)에 依(의)하야 發達(발달)된 獨特(독특)한 文化(문화)와 言語(언어)가 有(유)하며 社會(사회)가 有(유)한즉 朝鮮人(조선인)을 沒殺(몰살)을 한다 하면 不知(부지)하거니와 若干(약간) 敎育(교육)이나 日本語(일본어)로써 强制(강제)하며 壓迫(압박)함으로써는 能(능)히 朝鮮人(조선인)의 民族性(민족성)을 撲滅(박멸)할 수도 無(무)하며 朝鮮語(조선어)를 破滅(파멸)케 할 수가 無(무)하도다. (二(이)) 朝鮮人(조선인)의 負擔(부담)을 過重(과중)케 하며 (三(삼)) 朝鮮人(조선인)의 進步(진보)와 發達(발달)을 妨害(방해)케 하며 (四(사)) 朝鮮人(조선인)의 民族的(민족적) 自負心(자부심)을 毁損(훼손)케 함으로 도로혀 朝鮮人(조선인)으로 하야금 日本人(일본인)에게 反抗(반항)케 하며 朝鮮人(조선인)의 民族性(민족성)을 더욱 强(강)케 하고 興奮(흥분)케 하야 漸漸(점점) 獨立分離(독립분리) 熱(열)을 助長(조장)케 할 뿐이니 朝鮮人(조선인)으로 하야금 進步(진보)와 發達(발달)을 妨害(방해)케는 할지라도 日本人(일본인)에게 同化(동화)케 함은 不可能(불가능)한 事(사)이라. 絶對(절대)로 不可能(불가능)한 事(사)이라.

此(차)는 日本人(일본인)의 同化政策(동화정책)이 拙劣(졸렬)하야 그러함이 아니라. 世界(세계)를 共通(공통)하야 歷史(역사)가 有(유)하고 文化(문화)가 有(유)한 民族(민족)을 同化(동화)한 例(예)가 全無(전무)하도다. 日本(일본)의 先進國(선진국)으로 世界(세계)에 雄飛橫行(웅비횡행)하는 英國(영국)도 愛蘭(애란)에서 同化政策(동화정책)을 施行(시행)하다가 大失敗(대실패)를 不免(불면)하엿도다. 英國(영국)은 數百餘年前(수백여년전)에 愛蘭人(애란인)의 國民性(국민성)을 破壞(파괴)코저 하야 詩人(시인)을 焚殺(분살)하고 愛國者(애국자)를 虐殺(학살)하엿스며 歷史家(역사가)를 殺(살)하고 書籍(서적)을 燒棄(소기)하엿스나 愛蘭人(애란인)의 民族性(민족성)은 破滅(파멸)치 못하엿슬 뿐만 아니라 今日(금일)에는 獨立熱(독립열)이 極度(극도)에 達(달)하야 百方(백방)으로 獨立(독립)을 運動(운동)치 아니하는가. 그러면 露西亞(노서아)는 如何(여하)한가. 猶太人(유태인)으로 하야금 猶太語(유태어)의 使用(사용)을 絶對(절대)로 禁止(금지)하며 土地所有(토지소유)를 禁止(금지)하며 猶太敎(유태교)의 信仰(신앙)을 禁止(금지)하며 會社(회사)나 銀行(은행)의 經營者(경영자)됨을 不許(불허)하며 猶太人(유태인)의 仕宦(사환)을 禁止(금지)하야 百方(백방)으로 猶太人(유태인)의 壓迫(압박)을 圖之謀之(도지모지)하엿스나 猶太人(유태인)은 撲滅(박멸)을 當(당)키는 姑捨(고사)하고 現今(현금) 猶太人(유태인)에게 依(의)하야 發達(발달)되고 成功(성공)된 共産主義(공산주의)의 征服(정복)을 當(당)치 아니하엿는가. 然則(연즉) 世界(세계)의 智囊(지낭)이라 稱(칭)하는 德國(덕국)은 如何(여하)한가. 普魯西(보로서)가 波蘭(파란)에 對(대)한 同化策(동화책)을 考察(고찰)코저 하노라.

普魯西(보로서)는 十八世紀(십팔세기) 後半(후반)에 墺地利(오지리)와 露西亞(노서아)와 共(공)히 波蘭(파란)을 三分(삼분)하야 其一(기일)을 領有(영유)한 以後(이후) 同化政策(동화정책)을 施行(시행)하엿는대 就中(취중) 最(최)히 此(차)를 劇烈(극렬)히 實行(실행)한 者(자)는 삐스막時代(시대)이라. 삐스막은 國語(국어) 卽(즉) 獨逸語(독일어)의 普及(보급)으로써 波蘭(파란) 同化政策(동화정책)의 最(최)히 有力(유력)한 手段(수단)오로 하야 一八七二年(일팔칠이년)에 中學校(중학교)에서 波蘭語(파란어) 使用(사용)함을 一切(일절) 禁止(금지)하고 翌年(익년)에는 更(경)히 小學校(소학교)에서도 波蘭語(파란어) 使用(사용)을 嚴禁(엄금)하엿스며 學校(학교) 以外(이외)에 法廷(법정)、行政官廳(행정관청)、軍隊(군대)에서도 獨逸語(독일어)로써 公用語(공용어)로 定(정)하고 一九○八年(일구영팔년)에 至(지)하야는 選擧(선거)에 關(관)한 集會(집회) 以外(이외)에는 엇던 集會(집회)를 勿論(물론)하고 波蘭語(파란어)의 使用(사용)을 嚴禁(엄금)하엿도다、獨逸(독일)은 波蘭(파란)에 對(대)하야 이와갓치 銳意熱心(예의열심)으로써 波蘭人(파란인)의 獨逸化(독일화)를 謀(모)하엿도다.

然(연)이나 其(기) 效果(효과)는 可見(가견)할 者(자)가 全無(전무)하도다. 波蘭人(파란인)의 發展(발전)을 妨害(방해)하엿슬런지는 아지 못하겟거니와 積極的(적극적)으로 波蘭人(파란인)을 同化(동화)함은 全然(전연)히 失敗(실패)하엿도다. 挽近(만근)에 至(지)하야는 同化(동화)는 姑舍(고사)하고 波蘭人(파란인)은 今次(금차) 戰爭(전쟁)을 利用(이용)하야 終乃(종내) 獨逸(독일)을 背反(배반)하고 波蘭共和國(파란공화국)을 再建(재건)하얏도다. 自國語(자국어)의 普及(보급)으로써 被治者(피치자)를 自國(자국)에 同化(동화)케 하고저 努力(노력)한 者(자)는 許多(허다)하나 成功(성공)한 者(자)는 絶無(절무)하도다. 然則(연즉) 日本(일본)은 何故(하고)로 世界(세계)에 例(예)가 無(무)하며 또 一方(일방)으로는 朝鮮人(조선인)의 進步(진보)와 發達(발달)을 妨害(방해)하며 一方(일방)으로는 日本人(일본인)과 朝鮮人(조선인)의 親善(친선)을 破壞(파괴)하는 禍源(화원)이 되는 政策(정책)을 維持(유지)코저 努力(노력)하는가. 朝鮮人(조선인)의 敎育用語(교육용어)로써 强制(강제)함을 廢止(폐지)함은 朝鮮人(조선인)으로 하야금 苦痛(고통)과 哀亡(애망)에셔 救(구)함이오 日本人(일본인)으로 하야는 人道上(인도상)의 罪人(죄인)과 文化進步(문화진보)의 阻碍者(조애자)라는 不名譽(불명예) 下(하)에서 救(구)하야 正義(정의)의 道(도)와 人道(인도)의 上(상)에 立(입)케 함이니. 吾人(오인)은 朝鮮人(조선인)의 進步(진보)와 發達(발달)의 敏速(민속)과 日本人(일본인)의 名譽恢復(명예회복)을 爲(위)하야 日本語(일본어)로써 朝鮮人(조선인)의 敎育用語(교육용어)를 强制(강제)하는 惡政(악정)을 廢止(폐지)함을 要求(요구)하며 主張(주장)하노라. 嗚呼(오호)라. 日本(일본) 政府當局者(정부당국자)와 有志人士(유지인사)여 勇氣(용기)가 有(유)할지어다. 此(차) 惡政(악정)을 遷延(천연)하면 遷延(천연)할사록 其(기) 害毒(해독)을 深大(심대)케 함이니 朝鮮人(조선인)의 發達(발달)과 進步(진보)를 誠心(성심)으로 圖謀(도모)하며 日本(일본)과 朝鮮(조선) 兩(양) 民族(민족)의 眞正(진정)한 親善(친선)을 희망(希望)하거든 此(차) 惡政(악정)을 一日(일일)이라도 速(속)히 廢止(폐지)할지어다.(完(완))


현대문
조선인을 상대로 한 일본어 강제교육을 폐지하라(하)


우리는 (앞에서) 일본어를 조선인의 교육용어로 강제 보급하는 해독과 고통을 논하였다. 아래에서는 우리를 일본인의 자리에 놓고 일본인의 관점에서 일본인에게 미치는 이해관계를 따져 일본 당국자와 뜻있는 이들의 반성을 요구하려 한다.

일본어를 억지로 조선인의 교육용어로 삼는 것은 조선인의 발전과 진보를 방해하며 조선인의 독특한 문화를 파괴하지만 일본인 자신에게는 이로움이 있을까. 우리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그뿐 아니라 백 가지 해로움이 있으나 이로움은 한 가지도 없다.

더러는 일본어로 조선인을 교육해 조선인에게 일본역사를 가르치고 일본전설을 알려주며 일본풍속을 전하며 일본인의 인정을 깨닫게 하며 일본의 문화를 조선 어린이의 머리에 불어넣으면 한편으로는 일본인을 우러르는 사상이 생기고 적어도 일본인을 친밀하게 사랑하려는 생각이 싹트고 다른 한편으로는 조선인 고유의 습성을 파괴하고 조선인의 민족성을 훼손하며 조선인의 독립사상을 없애게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조선인들이 일본제국의 충량한 국민이 되도록 하는데는 이보다 더한 방법이 다시없을 최선의 정책이라고 하여 데라우치 마사다케 총독 이래로 일본정부가 온힘을 거의 있는 대로 기울여 이를 엄격히 실시하고 힘써 시행해 왔다. 이것이 이른바 동화정책의 핵심이었다.

아, 동화정책아. 너는 너의 내용과 행위의 옳고 그름과 좋고 나쁨도 살피지 않은 채 다만 무력과 금권만 믿고 우리 2000만 죄 없는 동포들의 입을 닫고 혀를 막고 손을 묶고 발을 잘라 죽은 자와 같이 침묵하게 하며 개와 양처럼 온순하게 하려고 하였구나. 네가 우리 2000만에게 끼친 포학과 해독을 말하면 너의 죄는 참으로 크구나. 그뿐만 아니라 두 바퀴처럼 구르는 힘이 그리고 입술과 이 사이 같은 우의가 있어 넉넉히 친하게 지내지 않으면 안 될 일본과 조선 두 민족이 쉽사리 풀 수 없는 원한을 품게 하고 두 민족 사이에 도랑을 깊게 해 서로 친하지 못하게 하였구나. 동화정책아, 너의 죄가 어떻게 가볍다 하며 또 네 죄가 어떻게 조선인에게만 미쳤다고 하겠느냐. 너는 조선인에게도 죄인이 되는 동시에 일본인에게도 큰 죄인이 되는구나. 너는 실로 조선인과 일본인 사이를 갈라놓는 놈이니 너는 동화정책이 아니라 동화(同禍)정책이로구나.

논평이 옆길로 잠깐 빠졌지만 어쩔 수 없이 한마디 보탠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이의 말처럼 일본어로 조선인을 교육하면 조선인은 과연 일본인이 되는가. 적어도 일본인과 친해지는가. 아니다. 이는 틀린 생각이다. 어째서 그런가 하면 첫째, 조선민족은 여러 번 말한 것처럼 4000여 년 이어온 역사에 의해 발달된 독특한 문화와 언어가 있고 사회가 있으므로 조선인을 몰살시킨다고 하면 모를까 일본어로 약간의 교육을 강제하고 압박한다고 해서 쉽게 조선인의 민족성을 박멸할 수도 없고 조선어를 파멸시킬 수도 없다. 둘째, 조선인의 부담을 너무 무겁게 하고 셋째, 조선인의 진보와 발달을 방해하며 넷째, 조선인의 민족적 자부심을 훼손하게 해 도리어 조선인이 일본인에게 반항하게 함으로써 조선인의 민족성을 더 강하게 하고 흥분하게 해 점점 분리 독립의 열기를 조장하게 할 뿐이다. 조선인의 진보와 발전을 방해할 수는 있어도 일본인에게 동화시키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다.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이는 일본인의 동화정책이 졸렬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세계 공통으로 역사가 있고 문화가 있는 민족을 동화한 예가 하나도 없다. 일본보다 선진국으로 세계를 거리낌 없이 뻗어나가는 영국도 아일랜드에서 동화정책을 펴다가 대실패를 피하지 못했다. 영국은 수백여 년 전에 아일랜드인의 국민성을 파괴하려고 시인을 불살라 죽이고 애국자를 무참하게 살해하였으며 역사가를 죽이고 책을 불태워 없앴으나 아일랜드인의 민족성을 파멸시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는 독립열기가 더할 수 없이 치솟아 온갖 방법으로 독립운동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 러시아는 어떠한가. 유대인에게 유대어를 절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토지 소유를 가로막고 유대교를 믿지 못하게 하며 회사나 은행의 경영자도 되지 못하게 하며 유대인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등 갖은 방법으로 유대인을 압박하려고 하였으나 유대인은 박멸되기는 고사하고 현재 유대인에 의해 발달되고 성공한 공산주의에 정복당하지 않았는가. 그러면 지혜보따리라고 하는 독일은 어떠한가. 프로이센이 폴란드를 상대로 한 동화정책을 살펴보자.

프로이센은 18세기 후반에 오스트리아 및 러시아와 함께 폴란드를 삼분하여 그중 하나를 차지한 뒤 동화정책을 시행하였다. 그중에서도 이 정책을 가장 맹렬하게 실행한 사람은 오토 폰 비스마르크 수상의 시기였다. 비스마르크는 국어 즉 독일어 보급을 폴란드 동화정책의 가장 유력한 수단으로 삼아 1872년에 중학교에서 폴란드어 사용을 일체 금지시켰고 다음해에는 다시 소학교에서도 폴란드어 사용을 엄금하였으며 학교 이외에 법정과 행정관청, 군대에서도 독일어를 공용어로 지정하고 1909년에 이르러서는 선거 관련 집회 이외에는 어떠한 집회를 막론하고 폴란드어의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였다. 독일은 폴란드에 대해 이와 같이 굳은 의지와 뜨거운 마음으로 폴란드인의 독일화를 꾀하였다.

그러나 그 효과를 볼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폴란드인의 발전을 방해하였을 런지는 모르겠으나 폴란드인을 적극적으로 동화하는 것은 완전히 실패하였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동화는 고사하고 폴란드인은 제1차 세계대전을 이용하여 끝내 독일을 배반하고 폴란드공화국을 재건하였다. 자국어를 보급해 피지배 민족을 동화시키려고 노력한 국가는 매우 많지만 성공한 국가는 하나도 없다. 그러므로 일본은 어찌하여 세계에 전례가 없으며 또 한편으로 조선인의 진보와 발전을 방해하고 다른 한편으로 일본인과 조선인의 친선을 파괴하는 화근이 되는 정책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가. 조선인 교육용어를 일본어로 강제하는 정책의 폐지는 조선인을 고통과 애달픈 망국에서 구하는 것이다. 일본인으로는 반인도적 죄인과 문화진보의 방해자라는 불명예 아래서 구하여 정의와 인도의 길 위에 서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조선인의 빠른 진보와 발전 그리고 일본인의 명예회복을 위하여 조선인 교육용어의 일본어 강제라는 악정(惡政)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주장한다. 아, 일본 정부당국자와 뜻있는 인사들에게 용기가 있기를. 이 악정을 미루면 미룰수록 그 해독을 깊게 하는 것이니 조선인의 발전과 진보를 성심으로 꾀하고 일본과 조선 두 민족의 진정한 친선을 바라거든 이 악정을 하루라도 빨리 폐지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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