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언제 올지 몰라” 은행권도 ‘코로나 몸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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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등 직원감염에 지점 폐쇄
“불특정 다수가 방문하는 곳… 고객은 물론 직원들도 불안”
전국 영업점에 행동수칙 배포, 주요 거점 ATM 집중방역도

“불특정 다수가 방문하는 곳이 은행이다 보니, 고객들은 물론이고 직원들도 많이들 불안해하죠. 돈을 세야 하니 장갑은 못 끼지만 손 소독제를 수십 병씩 비축해 두고 영업 중입니다.”(시중은행 관계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금융회사들도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고객들이 방문해 대면거래를 하는 은행 지점이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통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사들은 확진자가 방문한 지점이나 확진자를 접촉한 직원이 근무한 곳을 폐쇄 조치하는 한편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세우고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일단 확진자들이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지점들을 폐쇄 조치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이틀간 경북 포항지점을 임시 폐쇄키로 했다. 2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해당 지점을 방문한 데 따른 조치다. 포항지점 직원들 역시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KB국민은행 역시 대구 수성구 KB손해보험 대구빌딩 내에 입점한 대구PB센터 및 출장소를 임시 폐쇄했다. 같은 빌딩에 입점한 타사 직원 중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이 밖에도 대구3공단 종합금융센터 직원 중 한 명이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되자 접촉 직원을 자가격리하고 영업 중단 결정을 내렸다.

직원 중 확진자가 발생한 지점도 적지 않다. 신한은행은 경기 성남공단금융센터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확진자로 판명돼 해당 영업점을 긴급 방역하고 24일과 25일 문을 닫았다. 앞서 19일 NH농협은행은 대구 달성군지부의 한 직원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됐고, 21일엔 Sh수협은행 대구지점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앞으로도 확진자가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요 시중은행들은 전국 영업점에 대한 방역 및 직원 행동수칙을 배포하고 있다. 본점이 폐쇄되는 상황을 대비한 대책도 마련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발열 등 건강상태를 전수조사하고 있다”며 “확진자가 발생해 본점이 폐쇄되는 경우를 대비해 일부 부서를 다른 건물로 이동시키고 정보기술(IT) 부문의 경우 여의도전산센터와 김포IT센터에서 분리 근무 중”이라고 했다. 여기에 “자동입출금기(ATM)를 사용하기 꺼림칙하다”는 고객 민원이 잇따르자 주요 거점에 비치된 ATM도 집중 방역 중이다.

한편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등에 대한 금융 지원책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피해가 예상되는 소상공인에게 보증기관 특별출연을 통한 3000억 원 규모의 보증서대출과 특별 경영안정자금 1000억 원 등 총 40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실시한다고 24일 밝혔다. IBK기업은행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해 은행 소유 부동산 임대료를 30% 인하해 주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대구경북 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인터넷뱅킹, 스타뱅킹,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해줄 방침이다.

장윤정 yunjung@donga.com·김형민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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