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中 어려움이 우리 어려움”… 시진핑 “임상경험 공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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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정상, 코로나 사태 관련 통화
文 “전염병 퇴치때까지 계속 원조”… 習 “어려울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
“서로 다른 북-미의견 봉합해야”… 양국 대화 재개엔 한목소리
“習 상반기 방한 변함없이 추진”… 中 발표문엔 방한 언급 빠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가장 가까운 이웃인 중국 측의 노력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두 정상의 전화 통화는 1년 9개월 만이다.

이에 시 주석은 “매우 감동을 받았다”며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이며 그런 친구는 서로를 살피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후베이(湖北)성으로 한정한 중국 경유·체류 외국인 출입 제한 확대를 보류한 것은 물론이고 각국이 우한 영사관을 폐쇄하는 가운데 우한 주재 총영사를 부임시킨 데 대해 감사함을 표시한 것이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어려울 때 서로 협조하여 대응하고(수망상조·守望相助), 양국이 가까운 이웃으로서 한마음으로 협력하여 함께 곤경을 헤쳐 나가고(동주공제·同舟共濟) 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이 표현이 코로나19의 발생에도 불구하고 한중 협력 관계는 굳건하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수망상조’는 시 주석이 지난해 1월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쓴 표현이고, ‘동주공제’는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외교 정책인 ‘일대일로’의 핵심 정신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은 굳건히 중국과 함께 서서 계속 중국의 전염병 퇴치에 원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중국은 계속 공개적이고 투명한 태도로 한국을 포함해 각국과 소통 협력을 강화하고 함께 전염병에 대응할 것”이라며 “한 달간의 싸움을 통해 우리는 치료 임상 경험을 많이 쌓았다. 우리는 임상 치료 경험을 공유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 정보를 (한국) 방역당국과 공유해 준다면 (코로나19) 퇴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두 정상은 “가장 급선무가 북한과 미국의 대화 재개에 있다”고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대북 제재 완화와 관련해 논의했다. 두 정상이 이날 통화에서 “북-미 양측이 서로 의견이 다른 부분을 봉합해야 한다”고 한 것 역시 일부 대북 제재 완화에 미국이 협조해 달라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로 예정된 시 주석의 방한에 대해서도 두 정상은 “상반기 방한을 변함없이 추진하기로 한다”고 했다. 다만 중국 발표문에는 시 주석 방한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청와대는 3, 4월에 시 주석이 방한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등의 변수가 있어 아직 중국이 확답을 내놓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중국#시진핑 국가주석#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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