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사태’ 분위기 환기부터 신뢰회복까지…최용수 어깨가 무겁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2월 19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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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감독 최용수. 스포츠동아DB
FC서울 감독 최용수. 스포츠동아DB
K리그1 FC서울의 2월은 시련으로 시작됐다. 지난달 28일 케다FA(말레이시아)를 홈에서 꺾고 3년 만에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본선에 안착해 희망을 부풀렸으나 새 시즌 개막을 목전에 둔 지금은 뒤숭숭함으로 가득하다.

서울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대회 조별리그 E조 홈 1차전(2라운드)을 시작으로 아시아 클럽 정상을 향한 여정에 나섰다. 하지만 세간의 시선이 마냥 곱지는 않다. 여진이 계속되는 ‘기성용 사태’ 여파다.

서울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함께 했던 전 국가대표팀 ‘캡틴’ 기성용을 품지 않았다. 유럽행을 조건으로 ‘K리그 유턴 시 반드시 복귀’ 조항을 내걸었던 서울은 뉴캐슬(잉글랜드)을 떠난 선수가 막상 입단을 타진하자 쌀쌀한 태도로 일관했다.

기성용-서울의 협상 상황을 잘 아는 축구계 인사가 “그건 오지 말라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전할 정도로 제시된 연봉도 형편없었고, 서울의 심드렁한 태도는 더욱 큰 충격을 줬다. 이후 기성용은 전북 현대에 손을 내밀었으나 이 때는 200만 유로(약 26억 원)에 달하는 위약금에 발목 잡혀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

당시 서울 관계자는 “(기성용과) 협상한다고도, 하지 않는다고도 하기 어렵다”는 모호한 코멘트를 남겼다. 그런데 서울이 돈이 없는 건 아니다. 지난 시즌 연봉 총액 3위(약 84억7000만 원)이고, 페시치·오스마르 등 외국인 선수들은 각각 15억 원, 9억 원을 찍었다. 서울의 영입 의지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기성용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4팀, 스페인 2부(세군다 디비시온) SD우에스카, 카타르 스타스리그 클럽과 접촉 중이다. 기성용 측은 18일 오전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 3~4가지 옵션이 있다. 결정이 길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서울은 기성용 소식이 반가울 수 없다. 관련 보도가 터질 때마다 각종 축구 게시판은 구단을 향한 비난으로 가득 찬다. 당연히 이미지 실추와 추락한 신뢰가 부담스럽다. 이미 우려했던 움직임이 시작됐다. 일부 팬들은 시즌권을 환불하고 있고 최근 항의 성명서까지 전달했다.

그만큼 여론은 냉담해졌는데 서울은 입을 꾹 다문 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오직 서울 최용수 감독만이 17일 멜버른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검증된 선수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를 했을 뿐이다. 분위기 환기를 위해 팀 분위기를 잡고, 좋은 퍼포먼스를 펼쳐내야 할 최 감독의 어깨가 몹시 무거워졌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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