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승 채운 박인비, 다음 타깃은 올림픽 진출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16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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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첫 승 이후 12년 만의 쾌거
세계랭킹 반등으로 도쿄행 도전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20승 고지를 점한 박인비가 다음 목표인 2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위해 계속 뛴다.

박인비는 16일(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의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클럽(파73·6633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한다 호주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4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8타를 적어낸 박인비는 에이미 올슨(미국)의 추격을 3타차로 뿌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9만5000달러(약2억3000만원).

2018년 3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LPGA 투어 19승째를 달성한 뒤 아홉수에 시달렸던 박인비는 1년11개월의 기다림 끝에 20승을 채웠다.

박인비는 박세리(은퇴·25승)에 이어 LPGA 투어에서 20승을 챙긴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70년 LPGA 역사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28번째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2008년 약관의 나이로 US 여자오픈 타이틀을 거머쥐며 LPGA 무대에 첫 발자국을 남긴 박인비는 12년 만에 20승에 안착했다.

첫 승 이후 승승장구 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박인비는 이듬해 슬럼프에 빠졌다. 2009년 톱10에 단 4번만 오르며 상금랭킹 50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고, 2010년에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2승을 챙겼지만 LPGA에서는 우승과 연이 닿지 않았다.

절치부심한 박인비는 2012년 재반등했다. 그해 에비앙 마스터스를 포함해 2승을 거둔 박인비는 2013년 3개의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무려 6승을 수확했다. 그해 상금랭킹 1위의 주인공도 박인비였다.

박인비는 2014년 3승, 2015년에는 5승으로 세계 최고의 골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2015년 브리티시 오픈을 정복하면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2018년 3월 뱅크 오프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19승째를 기록한 박인비는 지독한 아홉수에 시달렸다. 수차례 우승 기회를 잡았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묵묵히 기회를 기다리던 박인비는 8년 만에 나선 호주대회에서 마침내 일을 냈다. 나흘 내내 안정적인 샷으로 선두권을 지키더니 결국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제 박인비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 확보에 힘을 쏟을 수 있게 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우승으로 116년 만에 부활한 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린 박인비는 도쿄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도쿄올림픽에는 6월 세계랭킹 기준 상위 선수들이 나설 수 있다. 세계랭킹 15위 이내 선수 중 국가당 최대 4명에게 출전 기회를 준다.

박인비의 현재 세계랭킹은 17위다. 반등이 없다면 고진영(1위), 박성현(2위), 김세영(6위), 이정은(9위)에 밀려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없다.

느지막하게 시즌을 시작했던 예년과 달리 박인비가 1월 대회부터 적극적 시즌을 시작한 것도 도쿄올림픽을 향한 염원 때문이다.

랭킹 끌어올리기를 위한 그의 승부수는 호주오픈 우승으로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다음 주 랭킹에서 적잖은 폭의 상승을 예약한 박인비가 20승으로 불붙은 기세를 남은 대회에서 이어간다면 도쿄행을 향한 태극낭자들의 선의의 경쟁은 한결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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