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 숙환으로 별세…향년 75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31일 2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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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실업 창업주인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사진)이 3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지병인 폐암이 악화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오던 박 회장은 이날 오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박 회장은 부산에서 신발사업으로 자수성가한데 이어 1990년대 중반 베트남 진출에 성공해 ‘초등학교 졸업생의 신화’로 불리기도 했다. 2000년에는 ‘베트남 명예영사’에 취임하고, 2003년 베트남 친선훈장을 받는 등 베트남에서는 국빈급 대접을 받았다. 그는 생전에 “파월 장병인 내가 베트남의 경제에 크게 기여한다는 것이 참 묘한 인연”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1999년 자신의 호를 딴 ‘정산장학회’를 설립해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후학들을 도왔다. 현재 장학기금은 110억 원 이상으로 늘었다. 베트남에서도 장학사업을 하고 있다. 박 회장은 2009년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에 휘말려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6개월 형을 확정 받고, 만기 복역하는 등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박 회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져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신정화 씨와 아들 박주환 태광실업 기획조정실장, 딸 박선영 씨, 박주영 정산애강 대표, 박소현 태광파워홀딩스 전무 등이 있다. 빈소는 경남 김해시 조은금강병원. 태광실업 측은 “장례는 평소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최대한 간소하고 조용히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받지 않기로 했으며, 발인 등 구체적인 장례일정도 외부에 알리지 못함을 너그러이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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