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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 첫 우승·9회 연속 올림픽 본선’ 김학범호가 특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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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 첫 우승·9회 연속 올림픽 본선’ 김학범호가 특별한 이유

최현길 기자 입력 2020-01-27 18:00수정 2020-01-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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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 사진|스포츠동아DB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은 한국축구에 많은 걸 안겨줬다. 전승으로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것은 물론이고 세계 최초의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티켓도 챙겼다. 또 김학범 감독은 2018 아시안게임 우승 이후 다시 한번 국제대회 정상에 오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한국은 26일 오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회 결승에서 연장 후반 8분에 터진 정태욱(대구)의 헤더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3전 전승과 8강(요르단)~4강(호주)에 이어 결승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6전 전승으로 이 대회 첫 우승에 성공했다. U-23 챔피언십은 그동안 한국이 AFC 연령별 대회 중 유일하게 우승하지 못한 대회였는데, 이번에 그 고비를 넘어섰다. 한국은 앞서 준결승에서 호주를 꺾어 결승 결과와 상관없이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대회 MVP는 원두재(울산)에게 돌아갔다.

이번 대회 압권은 김학범 감독의 용병술이었다. 특히 주전과 비주전 구분 없이 선수들을 번갈아 투입하는 로테이션은 대회 내내 화제였다. 6~7경기만으로 우승을 가리는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한번 베스트 11을 확정하면 좀체 바꾸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최정예 멤버로 나서야 이길 확률이 높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김 감독은 달랐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라고 밝힌 그는 경기마다 선발을 교체했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1차전에 비해 7명의 선발을 바꿨고, 이후 6명→8명→5명 등 준결승까지 예측불허의 선발 명단을 써냈다. 결승에선 3명만 바꿨지만 줄곧 왼쪽 풀백으로 뛴 김진야(서울)를 오른쪽 윙어로 배치하는 변칙 전술을 선보였다. 로테이션은 18일 동안 6경기를 치러야하는 빡빡한 일정과 무더운 날씨를 극복하기 위한 전술의 일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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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11이 없다는 건 누구든 주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선의의 경쟁이 벌어졌고, 긴장감과 함께 준비가 철저해졌다. 누굴 내보내도 전술의 완성도가 높았다. 덕분에 백업 골키퍼 2명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로테이션이 없었다면 결승전에서 마지막까지 체력을 유지하며 뛰는 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상대 입장에서는 대비하기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어떤 선수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대응 전술을 짜기가 쉽지 않았다.

득점 루트가 다변화된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출전 선수가 많아진 만큼 골 넣은 선수도 많아졌다. 한국 득점은 총 10골로 참가국 중 최다다. 오세훈(상주)과 조규성(안양) 이동경(울산) 이동준(부산)이 나란히 2골씩 넣었고, 정태욱과 김대원(대구)이 한골씩 기록했다. 특징적인 건 6경기의 결승골 주인공이 모두 달랐다는 점이다. 이동준은 1차전 중국전 후반 종료 직전 결승골에 이어 2차전 이란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조규성은 이란전 결승골과 함께 8강 요르단전에서도 골 세리머니를 했다. 3차전 우즈베키스탄전은 2골을 넣은 오세훈 세상이었다. 이동경은 요르단전 결승골과 4강 호주전 추가골로 승리를 지켰다. 호주전 결승골은 김대원의 몫이었다. 이처럼 매 경기 영웅이 바뀌었다. 이는 조직력의 완성도가 높은 것은 물론이고 선수들의 기량이 고르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누구를 투입해도 상대 골 망을 흔들 수 있었기 때문에 김 감독은 전술 운용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극적인 골도 인상적이었다. 교체 투입된 이동경은 요르단전에서 종료 직전 극적으로 프리킥 골을 성공시켰다. 그 고비를 넘지 못했으면 올림픽 티켓도 날아갈 뻔한 상황에서 이동경은 강력한 한방으로 한국을 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결승전에서 나온 정태욱의 헤더 결승골도 승부차기까지 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동경의 프리킥을 마무리한 것이다. 세트피스를 통한 득점은 전술적인 훈련은 물론이고 마지막 순간까지 정신적으로 잘 준비됐다는 의미다.

2018년 아시안게임 우승 이후 1년 4개월 만에 또다시 우승 트로피를 따낸 김 감독의 시선은 이제 올림픽 본선 무대로 향하고 있다. 김학범호는 28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귀국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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