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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시간급 통상임금, 연장근로도 실제 근무시간으로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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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시간급 통상임금, 연장근로도 실제 근무시간으로 계산”

이호재 기자 , 허동준 기자 , 임현석 기자 입력 2020-01-23 03:00수정 2020-01-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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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의 1.5배’ 적용 기존판례, 8년만에 근로자에 유리하게 변경
“근로시간에 가산율 적용하는 건 근로자 보호 법취지에 어긋나”
연장-야간-휴일수당 증가 불가피… 운수업계등 특정기업 줄소송 우려
재계 “불확실성 커지고 임금 쇼크”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할 때 연장·야간근로 시간도 실제 근무한 시간으로 따져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22일 나왔다. 연장·야간근로 수당을 산정할 때 실제 근무시간의 1.5배를 적용했던 기존 판례를 약 8년 만에 변경한 것이다. 운송회사 등 시간급 통상임금을 적용하는 기업들이 근로자들에게 추가 임금을 지불해야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는 버스 운전사로 일하다 퇴직한 A 씨 등 7명이 운수업체 B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 등은 퇴직 후인 2012년 5월 “근무할 당시 고정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은 채 퇴직금을 받아 이를 다시 산정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1, 2심은 고정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대법원은 먼저 고정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1, 2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이어 ‘시간급 통상임금’(총통상임금÷총근로시간)을 산정할 때의 분모인 ‘총근로시간’을 계산하는 방식을 쟁점으로 삼았다. 2012년 3월 대법원이 총근로시간의 일부인 야간·연장근로 시간을 계산할 때 가중치를 부여해 실제 일한 시간의 1.5배로 따졌으나 이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22일 기존 판례를 뒤엎고 야간·연장근로 시간을 계산할 때 실제로 근무한 시간 그대로를 반영하라고 판단했다. 근로기준법이 연장·야간(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근무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1.5배 이상을 가산해 지급하도록 했다고 해서 이런 가산율을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하는 근로시간에까지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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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할 때 ‘분자’에 해당하는 총통상임금은 그대로지만, ‘분모’인 총근로시간 중 일부가 1.5→1.0배로 줄어들어 시간급 통상임금은 전체적으로 올라가게 되는 판결이 나온 것이다. 근로자의 시간당 통상임금이 늘어나는 만큼 사업주에게 부담이 되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기존 판례에 따르면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한 근로는 실제 가치보다 더 ‘적게’ 산정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연장·야간근로에 대해 가산임금을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했다. “근로시간 수를 확정할 때 가산수당 산정을 위한 가산율(1.5배)을 고려해야 할 법적인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다만 통상임금과 관련해 노사 간에 구체적인 합의가 있을 경우엔 그 협약에 따라 계산하면 된다고 했다.

재계에선 운수업계를 포함해 단체협약에 연장·야간근로 시간을 특정한 기업들이 향후 줄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협에 연장·야간근로 시간이 명시됐다면 판결의 직격탄을 맞는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노조와 단협을 통해 야근 수당을 지급해오던 기업들이 이번 판결로 노조와의 논의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비슷한 단체협약을 한 기업들이 줄소송을 당할 수 있어 벌써부터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일부 세부적인 기준을 문제 삼아 그동안의 관행을 부정한다면 현장에서는 노사 자치가 뿌리내리기 힘들다”고 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대법원 판례가 바뀌면서 기업들엔 사업의 예측 가능성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게 문제”라며 “기업들로서는 통상임금이 인상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돼 또 다른 부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호재 hoho@donga.com·허동준·임현석 기자
#시간급 통상임금#실 근무시간#가산 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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