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따라하라” 트럼프, 다보스서 주제 벗어난 자화자찬…비판 쏟아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22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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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미국의 경제성과를 나열하고 이를 자신의 성과로 돌리는 자화자찬 연설을 진행했다. 이날 상원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심판이 개시된 것에 대한 맞불 차원으로, 국내외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자신의 성과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30분 가량의 연설 대부분의 자신의 경제성과를 소개하는 데 할애했다. 일자리 증가세와 각종 경제성장 지표, 감세 및 규제완화 효과, 주가 상승 등을 줄줄이 열거하면서 “지난 몇 년간 지속돼온 경기 침체는 넘쳐나는 경제적 기회에 자리를 내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메리칸 드림이 그 어느 때보다 크고 강하게 되돌아오고 있으며 중산층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금과 무역, 규제, 에너지, 이민, 교육 등 분야에서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미국의 삶을 증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미국은 21세기의 대다수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전 세계의 모델”이라고 자랑했다. 다른 국가들에게 미국의 사례를 따라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우리는 수년간 계속된 비관론과 그들의 종말론적 예측을 거부해야 한다”며 “급진적인 사회주의자들이 우리의 경제를 망가뜨리도록 절대로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1단계 무역협상 마무리,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타결을 거론하며 이들 협상이 21세기의 도전을 풀어나가는 사례라고 추켜세웠다. 또 “한국과 완전히 재협상을 했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무역정책의 성과 중 하나로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막상 다보스포럼의 핵심 주제인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WEF가 다루는 글로벌 현안과 관련해서는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한 물과 공기를 가진 나라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1조 그루의 나무 심기’에 동참하겠다고 언급한 게 전부다.

이런 연설을 놓고 미국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이라는 국제무대에서 미국 우선주의와 자기 과시만 가득한 연설이었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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