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웹툰의 거침없는 하이킥 “지재권 챙겨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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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문화계 천기누설]<4> ‘황금알’ 된 웹툰 콘텐츠

지난해 11월 30일 태국 방콕의 대형 쇼핑몰 센트럴월드에서 네이버웹툰이 개최한 태국 웹툰 서비스 5주년 기념 퀴즈쇼 현장. 3000명이 참여한 이 팬서비스 행사는 현지 독자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기획됐다.
지난해 11월 30일 태국 방콕의 대형 쇼핑몰 센트럴월드에서 네이버웹툰이 개최한 태국 웹툰 서비스 5주년 기념 퀴즈쇼 현장. 3000명이 참여한 이 팬서비스 행사는 현지 독자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기획됐다.
《웹툰 중심의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9월 15일 하루 거래액 10억1000만 원 기록을 세웠다. 5년 전 처음 하루 거래액 1억 원을 넘은 뒤 파죽지세로 성장하는 모습이다. 최근 웹툰 시장의 거침없는 확장세는 국내만의 현상이 아니다. 해외에서도 ‘K웹툰’과 파생 콘텐츠 팬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지난해 말 태국 방콕에서 현지 팬 3000명을 초청해 개최한 ‘웹툰 서비스 개시 5주년 기념 퀴즈쇼’에는 한국 작가들을 만나려고 몰려든 팬 41만 명이 치열한 입장권 경쟁을 벌였다. 네이버의 외국어웹툰 플랫폼 라인웹툰의 최근 2년간 북미지역 연평균 월간 이용자 증가율은 71%에 이른다. 》

○ 관건은 웹툰 지식재산(IP) 전략

새해를 맞아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불고 있는 K웹툰 바람의 동력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IP 가공 시스템’의 안정화를 꼽는다. 그저 만화를 웹 또는 모바일로 보여주던 초창기 웹툰 시장 형태에서 벗어나 웹툰 또는 웹소설을 드라마나 영화 등 다양한 파생 콘텐츠로 신속히 재가공해 폭넓은 병행 소비를 유도하는 양상이 확립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영화로 만들어진 웹툰 ‘해치지 않아’. 카카오페이지 제공
올해 영화로 만들어진 웹툰 ‘해치지 않아’. 카카오페이지 제공
카카오페이지 관계자는 “이제 무엇이 최초의 원작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드라마 팬이 원작으로 여겨지는 웹툰을 찾아봤는데 실은 그게 드라마를 원작 삼아 나중에 그려진 웹툰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지는 ‘웹툰-웹소설-영상물’의 3단계 IP 콘텐츠 전환가공 시스템을 정형화해 사업 기본모델로 삼았다. 2013년 웹소설로 출발해 2016년 웹툰, 2018년 드라마로 만들어진 ‘김 비서가 왜 그럴까’가 누적매출액 100억 원을 넘긴 것을 계기로 플랫폼 업체에서 통합콘텐츠 기획사로 업태를 바꾼 것이다.

15일 영화 개봉 전에 원작 웹툰을 리마스터링해 8년 만에 재연재한 ‘해치지 않아’, 2016년작 웹툰을 원작으로 3월 방영을 앞둔 tvN 드라마 ‘메모리스트’, KBS 드라마로 제작 중인 ‘망자의 서’ 등이 사업모델 변신 이후의 첫 결과물들이다.

○ 급성장하는 해외 웹툰 플랫폼

2014년 네이버 라인웹툰의 영어 서비스로 시작된 해외 웹툰 플랫폼 사업도 올해 극적인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라인웹툰은 지난해 11월에 월간 사용자 수 1000만 명을 넘겼다. 미국은 전체 만화시장에서 웹툰의 비중이 크지 않기에 그만큼 웹툰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10, 20대 독자의 웹툰 호응도가 크다고 판단한 네이버는 이들을 겨냥한 현지 작가 육성 전략을 펴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신인 투고 코너인 ‘도전만화’를 본뜬 ‘캔버스’ 서비스로 영미권 젊은 작가를 발굴 중이다. 미국 라인웹툰에서 연재한 레이철 스마이스의 ‘로어 올림푸스’ 등 인기작은 현지 프로덕션과 애니메이션화를 협의하고 있다.
 
○ 작가들, 매니지먼트사 세워 공동 대응 
 
올해 드라마로 만들어진 웹툰 ‘머니게임’. 네이버웹툰 제공
올해 드라마로 만들어진 웹툰 ‘머니게임’. 네이버웹툰 제공
콘텐츠 다변화에 대한 요구가 늘면서 웹툰 작가들의 공동 대응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미생’의 윤태호,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HUN(최종훈), ‘트레이스’의 고영훈 등 베테랑 작가들은 지난해 말 국내 최초의 웹툰 IP 매니지먼트 전문 법인인 ‘슈퍼코믹스’를 설립했다. 플랫폼 업체들과 콘텐츠 재가공을 기획하는 일은 매니지먼트사에 맡기고 작가들은 창작에 전념하겠다는 의도다.

스타 작가들의 기대작도 줄줄이 찾아온다. 윤태호 작가는 신작 ‘남극’(가제)의 연재를 앞두고 지난해 자료 수집을 위해 남극 탐사를 다녀왔다. ‘죽음에 관하여’의 혀노(정현호) 작가는 최근 1980년대 감성을 담은 신작 ‘별이삼샵’ 연재를 시작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웹툰#지식재산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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