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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엔으로 시작… 롯데 신화 쓴 유통 거인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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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엔으로 시작… 롯데 신화 쓴 유통 거인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

신수정 기자 , 신희철 기자 입력 2020-01-20 03:00수정 2020-01-2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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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별세 1921~2020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사진)이 19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99세.

롯데그룹은 “노환으로 입원 중이던 신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 29분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고 이날 밝혔다. 일본 출장 중이던 신동빈 회장이 급히 귀국해 신 명예회장의 임종을 지켰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 한국 재계를 이끌던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신 명예회장은 맨손으로 일본에서 성공한 뒤 한국에 돌아와 롯데그룹을 재계 5위로 키운 ‘거인’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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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1921년 10월 경남 울산에서 5남 5녀 중 맏이로 태어났다. 가난과 일제의 압박 속에서도 문학책을 읽으며 미래를 꿈꿨다. 마침내 스물한 살이 되던 1942년 부산에서 일본 시모노세키로 향하는 관부 연락선에 몸을 실었다. 손에 쥔 것은 단돈 83엔(약 870원)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책 한 권.

일제강점기의 가난한 문학청년은 발명가가 되겠다는 꿈으로 와세다 고등공업학교(현 와세다대 이학부) 야간부 화학과에 입학했다. 낮에는 신문과 우유를 배달했다. 1944년 군수용 커팅 오일(기계를 갈고 자르는 선반용 기름) 제조 공장을 세우면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중 공장이 전소하는 시련을 겪었다.

비누와 화장품을 만들어 재기에 성공한 신 명예회장은 껌 사업에 뛰어들었고 1948년 종업원 10명과 함께 롯데를 설립했다. 사명은 감명 깊게 봤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속 여주인공 샤를로테(일본식 샤롯데)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

일본에서 사업가로 성공한 신 명예회장은 한일 수교 이후 한국 투자 길이 열리자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이후 호텔롯데, 롯데쇼핑을 잇달아 창업하고 호남석유화학을 인수하며 롯데를 호텔, 유통, 화학, 금융을 갖춘 그룹으로 일궈냈다. 신 명예회장이 기업보국의 꿈을 안고 금의환향한 지 50년이 넘은 지금, 롯데그룹은 95개 계열사가 약 84조 원(2018년 기준)의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신 명예회장은 관광사업을 국가전략사업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관광산업 분야에서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신수정 crystal@donga.com·신희철 기자
#롯데 신격호#신격호 명예회장 별세#롯데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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