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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군부강경파가 對美외교 전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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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군부강경파가 對美외교 전면에

박효목 기자 입력 2020-01-20 03:00수정 2020-01-2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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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미국통 리용호 외무상 경질… 후임에 ‘냉면 목구멍’ 발언 리선권
‘先체제보장 後비핵화’ 관철 의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담당해 온 대표적인 ‘미국통’ 리용호 외무상을 경질하고 대미, 대남 강경파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사진)을 후임에 임명했다. 북한의 ‘외교 원로’인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도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김형준으로 교체했다.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워싱턴을 겨냥해 정면돌파전을 선언했던 김 위원장이 외교 투톱의 파격적인 교체 카드로 미국에 ‘선(先) 체제 보장, 후(後) 비핵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주말 외무상을 리용호에서 리선권으로 교체했다고 평양 주재 외국 대사관에 통보했다. 김정은이 국무위원장에 추대된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군부 출신으로 남북 군사실무회담 대표를 맡기도 했던 리선권은 조평통위원장으로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이끄는 등 주로 남북 협상을 담당해 왔다. 역시 군부 출신으로 천안함 피격 책임자로 꼽히는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과 같은 강경파로,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막말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미 실무 총책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함께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진두지휘한 리용호의 교체는 북-미 대화 교착에 따른 경질로 알려졌다. 북한 외교를 총괄해 온 리수용 역시 당 지도부가 총망라된 ‘항일빨치산 1세’ 황순희의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교체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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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리수용, 리용호를 경질하고 외교 경험이 거의 없는 리선권을 외무상으로 발탁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체제 보장 등 만족할 만한 상응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비핵화 협상은 없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군부 출신의 강경파인 리선권의 외무상 발탁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미국에 대한 대화의 문은 열어 놓되 선 체제 보장, 후 비핵화 협상을 관철하겠다는 대미 압박의 상징적 조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외교에도 북한이 대미 강경노선을 분명히 하면서 북-미 대화는 장기 교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북한 개별 관광 등 남북관계 개선 역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정부 소식통은 “대남 협상을 이끌었던 리선권의 부상으로 ‘선(先) 미국, 후(後) 남한’의 기조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북한 김정은#군부강경파#리용호 경질#리선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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