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년 전 한반도에서도 ‘옻’ 사용…신석기시대 토기서 성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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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13일 12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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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 성분이 검출된 붉은 간 토기.(국립김해박물관 제공)© 뉴스1
옻 성분이 검출된 붉은 간 토기.(국립김해박물관 제공)© 뉴스1
중국, 일본처럼 한국도 신석기시대부터 옻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검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에서는 청동기시대 여수 적량동 7호 고인돌(2500년 전)에서 나온 옻칠 흔적이 가장 이른 자료였다.

국립김해박물관(관장 오세연)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목제문화재연구소(교수 김수철)와 공동으로 선사시대 토기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신석기시대에 사용한 ‘옻’의 존재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확인한 5000년 전 신석기시대 옻은 당시 사람들이 접착제처럼 토기에 붉은 안료를 바르는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물관에 따르면 신석기시대 붉은 간 토기 1점(밀양 신안유적)과 청동기시대 붉은 간 토기 2점(거제 농소면유적, 함안 도항리유적)을 적외선분광분석(FTIR-ATR), 가스크로마토그래프 질량분석계(GC/MS)로 분석한 결과 벤젠(Benzene)계 화합물 및 페놀(Phenol)계 화합물, 지방족탄화수소구조 등이 검출됐다.

이 성분들은 모두 옻칠의 주성분인 우루시올의 구성 물질로 붉은 간 토기 안료에 옻이 혼합돼 있었음을 알려주는 자료이다.

옻을 사용한 칼집.(국립김해박물관 제공)© 뉴스1
옻을 사용한 칼집.(국립김해박물관 제공)© 뉴스1
하지만 현미경 상에서는 칠도막이 관찰되지 않았고, 적색 안료 부분에서 우루시올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에 접착제로서 옻을 사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즉 적색안료에 옻을 혼합해 토기 표면에 바르기 쉽게 하기 위해 옻을 사용한 것이다.

옻은 정제과정을 거쳐 다양한 물건에 칠을 해 사용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접착제나 약재로도 사용됐다. 세형동검 경부에 옻을 발라 나무 자루와 결합시키거나(화순 대곡리), 칼집 조립 시 접합 부분(광주 신창동, 창원 다호리) 등에 사용한 바 있다.

이번 연구로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옻의 존재와 기능을 인지했음이 확인되면서 이 시기 그릇이나 물건에 칠로도 사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박물관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도 신석기시대부터 옻을 채취해 사용한 구체적인 증거”라며 “우리나라 옻과 옻칠 역사를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자료”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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