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하나’ 달기도 어려운데…박진효 ADT캡스 대표 누구?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9일 23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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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효 ADT캡스 신임 대표  (SK텔레콤 제공) 2019.3.28/뉴스1
박진효 ADT캡스 신임 대표 (SK텔레콤 제공) 2019.3.28/뉴스1
“명절에 만나서도 사업 이야기는 하지 않겠죠?”

최근 SK그룹이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형제 대표이사’가 등장해 주목된다.

‘기업의 별’로 불리는 임원이 되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인데 한 집안 형제가 최고직인 대표이사 자리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것.

주인공은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와 박진효 ADT캡스 대표이사 겸 SK텔레콤 보안사업부장이다. ADT캡스는 2018년 SK텔레콤이 인수하면서 SK그룹사가 됐다. 보안사업부는 SK텔레콤의 4대 사업부중 하나다.

앞서 2015년 SK C&C 대표이사로 승진한 박정호 사장에 이어 동생인 박진효 전 SK텔레콤 ICT기술원장도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로 영전한 셈이다. SK그룹이 지난 8월부터 부사장, 전무, 상무 등 임원직급을 폐지했지만 기존 전무급인 박진효 대표는 이번에 부사장급으로 승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 내부에서도 두 사람이 ‘형제’라는 사실을 모르는 직원이 많다고 한다. 이는 그만큼 자신의 일을 묵묵히 했다는 방증일 수 있다.

형제지만 스타일은 약간 다르다는 평가다. 형인 박정호 사장이 유머러스하고 호탕한 ‘쾌남’이라면, 동생인 박진효 대표는 차분한 스타일이라고 한다. 실제 박정호 사장은 행사에서 언론과 접촉할 때마다 늘 유쾌한 화법으로 주목을 끄는 반면 박진효 대표는 논리적으로 기술을 설명하며 언론의 이해를 높이는 능력을 보여준다.

스타일의 차이만큼 걸어온 길도 다르다. 두 사람 모두 고려대를 졸업했지만 박정호 사장은 경영학을, 박진효 대표는 공학을 수학했다. 전공이 다른 만큼 박정호 사장은 재무·기획전문가, 박진효 대표는 기술전문가로 발돋움했다.

분야는 다르지만 두 사람 모두 능력을 인정받아 초고속으로 임원으로 승진한 건 꼭 닮았다. 1989년 선경(현 SK네트웍스)에 입사한 박정호 사장은 입사 약 15년만에 상무로 진급하며 ‘별’을 달았다. 그리고 10여년 후인 2015년 1월 SK C&C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SK C&C 대표에 올랐을 때 장동현 SK텔레콤 당시 사장과 함께 그룹 계열사 CEO 중 가장 젊은 축에 속했다.

‘형’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동생’ 박진효 ADT캡스 대표 겸 보안사업부장. © News1
‘형’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동생’ 박진효 ADT캡스 대표 겸 보안사업부장. © News1
‘정통 SKT맨’인 박진효 대표도 비슷하다. 1997년 SK텔레콤에 입사해 중앙연구원 IMT-2000TF, 네트워크연구원 엑세스망 개발팀 등을 거친 그는 입사 약 16년만에 상무로 승진해 ‘별’을 달았다. 이후 네트워크기술원장을 거쳐 SK텔레콤의 기술개발을 책임지는 ICT기술센터장을 맡았다. 그리고 ICT기술센터장 취임 2년만에 사업부장으로 승진하며 형과 함께 SK그룹 전체의 ICT 기술 이식을 선도하는 중책을 맡았다.

관심은 이들 형제의 향후 행보다. 지난 2017년 사장으로 취임한 박정호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유임됐다. 최장 3년 더 SK텔레콤 수장을 맡을 수 있지만 중간에 그룹에서 더 중요한 직책을 맡아 옮길 가능성도 있다. 그는 그룹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 신세기통신과 하이닉스 인수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 장본인이다.

정통 ‘SKT맨’에 ‘기술통’인 박진효 대표는 마주한 숙제를 잘 해결할 경우 SK텔레콤 차기 수장에 오를 수도 있다. 형에 이어 동생이 SK텔레콤 사장이 되는 것도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업계에서는 박진효 대표가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ADT캡스는 물리보안업체지만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ICT 기술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이다. 이런 이유로 SK텔레콤의 4개 사업부인 이동통신(MNO)과 미디어, 보안, 이커머스 중에서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곳으로 꼽힌다.

박진효 대표는 2~3년 내에 ADT캡스 상장을 이뤄내야 한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이자 정보보안업체인 SK인포섹과의 조화를 통해 더 강력한 사업모델도 발굴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연결 시대에 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ADT캡스 대표 자리는 전망이 밝다”며 “그룹에 M&A를 중시하는 문화가 있는 만큼 박진효 대표가 ADT캡스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는 경영 능력만 보여준다면 앞으로 더 승승장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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