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옥타브의 클라리넷, 인간 목소리와 가장 닮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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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호 클라리넷 리사이틀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오페라에 나오는 선율들은 이야기를 전제로 하니까 호소력이 커요. 여러 작곡가들이 오페라에서 클라리넷에 중요한 선율을 부여했죠.”

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34·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수석·사진)가 오페라를 들고 무대에 오른다. 1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11일 오후 7시 반 광주 유·스퀘어문화관 금호아트홀에서 여는 클라리넷 리사이틀 ‘아리아’다. 피아니스트 김재원이 반주한다. 바시 ‘베르디 리골레토 주제에 의한 환상곡’, 자코마 ‘푸치니 토스카 주제에 의한 환상곡’ 등 오페라 아리아 선율을 주제로 편곡한 다섯 곡을 연주한다.

“대부분 변주곡 형식으로 화려한 테크닉을 뽐내는 곡들이죠. 리사이틀 때 한 곡씩 넣긴 하는데, 테크닉이 어려워 하루 저녁을 다 채우기는 쉽지 않아요. 한창 나이라(웃음) 지금 해두고 싶었죠.”

조성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후 독일 베를린 한스아이슬러음대 디플롬과 마스터과정을 수료했고 2017년 오디션을 통해 도쿄필 수석으로 선발됐다. “그 전에는 오페라에 큰 관심이 없었어요. 도쿄필은 정규 콘서트 외에 신(新)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수많은 오페라를 반주하는 역할도 맡거든요. 거의 모든 주요 오페라 레퍼토리를 반주하면서 그 매력에 빠졌어요.”

자코마의 ‘토스카 주제에 의한 환상곡’은 푸치니 ‘토스카’ 3막의 테너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의 클라리넷 전주를 주제로 삼은 곡이다. 사형수의 허무함과, 지난날을 회상하는 에로틱한 육욕(肉慾)까지 수많은 느낌이 클라리넷에 담긴다.

클라리넷을 ‘가장 인간의 목소리와 닮은 악기’라고 부르는 사람도 많다. “클라리넷 음역은 4옥타브를 넘나들어요. 메조소프라노에서 베이스까지죠. 특히 오페라 속의 독창곡(아리아)에서 사람 목소리와 대화하게 만든 부분이 많습니다.”

그는 미국 악기 제조사 셀머의 후원을 받는 ‘셀머악기 아티스트’다. 널리 쓰이는 프랑스 뷔페 클라리넷에서 대학 4학년 때 셀머로 바꾸었다. “뷔페가 더 인체공학적이고 편하죠. 하지만 저는 셀머의 어둡고 깊은 소리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3만∼4만 원. 02-338-3816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클라리넷#조성호#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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