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과 합의 근접…홍콩, 나 아니었으면 14분 만에 끝”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3일 00시 34분


코멘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체결이 거의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콩 사태에 대한 자신의 역할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폭스 어 프렌즈’ 전화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우리는 합의 체결에 잠재적으로 매우 근접해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나보다 훨씬 합의 체결을 바란다”고 했다.

그는 또 중국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홍콩 사태와 관련해선 “매우 복잡한 요소다. 여기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도 “내가 아니었다면 홍콩은 14분 만에 사라졌을 것”이라고 자신의 역할을 과시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시 주석은 홍콩 외부에 백만명의 군인들을 세워뒀고, (홍콩으로) 진입시키진 않았다”며 “오직 내가 시 주석에게 ‘제발 그러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신이 중국의 무력 투입을 막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시 주석에게) ‘당신은 큰 실수를 하게 될 거다. 이는 무역합의에 엄청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이라며 “그리고 시 주석은 무역합의를 이루길 원했다”고 반복했다.

자신은 무역합의 체결이 그다지 절박하지 않다는 입장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무역합의) 체결을 열망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수천억달러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세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는 “알다시피 언론은 우리가 값을 치른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보통 당신이 관세를 지불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아니라 중국이 값을 치르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무역합의가 미국에 유리한 쪽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도 확실히 했다. 그는 “문제는 내가 시 주석의 ‘평등’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매우 낮은 위치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불리한 입장에 있었던 만큼 손실을 보전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우리는 수년 동안 매해 5000억달러의 손해를 입어 왔다”며 “우리는 중국을 다시 세워줬고, 나는 시 주석을 인정한다”고 했다.

그는 이와 함께 “내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우리의 옛 대통령들”이라며 “특히 형편없는 부통령과 함께한 마지막 대통령”이라고 발언, 무역손실 책임을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은 첫 토론에서 ‘그들(중국)은 멋진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물론 그들은 멋지다”면서도 “우리는 그들에게 연 5000억달러를 주며, 지식재산권 절도 문제는 (기존 무역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그래서 나는 시 주석에게 ‘우리가 바닥에서 출발했고, 당신들이 이미 천장에 있기 때문에 이건 거래조차 될 수 없다. 우리는 훨씬 나은 합의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합의를 체결할 매우 좋은 기회가 있다”고 했다.

무역합의가 근접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즉각 뉴욕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뉴욕주식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39%(109.33포인트) 오른 2만7875.62에 마감했다.

아울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22%(6.75포인트) 상승한 3110.2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16%(13.67포인트) 오른 8519.88에 마감하는 등 주요 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자신이 홍콩 내 중국군 투입을 막았다는 식의 답변을 내놓으면서 그가 상하원을 통과한 홍콩인권법에 서명하지 않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가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을 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인권법 비토권 행사 여부를 묻는 질문엔 즉답 대신 “그들(중국)은 57년 만에 최악의 해를 보냈다”고 돌려 말했다.

아울러 백악관 공식 유튜브 계정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청소년 흡연 및 전자담배 관련 백악관 회의에서 홍콩인권법 서명 문제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법안이) 왔고, 그걸 잘 들여다볼 것”이라고만 답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