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복 후손, 보물급 공신교서 중앙박물관 기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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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란때 호성공신 1등교서는 유일본… 초상화-자필 천자문 등 유물 17점

이항복 종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20일 기증한 ‘이항복 호성공신 교서’. 호성공신 1등 교서로는 유일하게 전해진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이항복 종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20일 기증한 ‘이항복 호성공신 교서’. 호성공신 1등 교서로는 유일하게 전해진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오성부원군 이항복(1556∼1618) 종가가 보물급 공신교서 등 유물 17점을 20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종가를 대표한 기증자는 15대 종손 이근형 씨(47)다. 박물관은 “호성공신(扈聖功臣·임진왜란 때 선조를 모시고 의주까지 호종한 공신) 1등 교서로는 유일한 것으로 보물급 문화재”라고 21일 밝혔다.

호성공신 교서는 이항복의 공적을 “대사마(大司馬·병조판서)에 발탁돼 홀로 수년간이나 그 책임을 맡고 있어서 사람들이 든든히 믿고 마음을 차츰 떨치게 하여 조정에서도 그에 의지하며 소중히 여겼다”고 적었다.

공신 책봉 시 하사한 초상화를 18세기에 베껴 그린 후모본(後模本) 이항복 초상화 2점, 이항복이 5세의 장손 이시중(1602∼1657)의 교육을 위해 1607년 손수 쓴 천자문도 기증했다. 이항복은 천자문에 “오십 먹은 노인이 땀을 닦고 고통을 참으며 쓴 것이니 함부로 다뤄서 이 노인의 뜻을 저버리지 말지어다”라고 적었다. 손으로 쓴 천자문 가운데 가장 시기가 이른 것으로 가치가 매우 높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후손들은 6·25전쟁 때도 유품을 지니고 피란을 다니며 지켰고, 평소 정기적으로 그림과 글씨를 햇볕과 바람에 말리며 보관에 힘썼다고 한다. 박물관은 기증 기념 전시를 2020년 3∼7월 상설전시실 서화관에서 연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오성부원군 이항복#국립중앙박물관#이항복 호성공신 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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