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40년 업적을 치하하며' 소니 워크맨 NW-A100TPS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11월 21일 22시 11분


코멘트
7080 세대에게 '워크맨'이라는 존재는 충격 그 자체였다. 어디서든 이동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는 이점 때문이었다. 지금 세대야 워크맨(Walkman)보다 방송인 장성규가 나오는 워크맨(Workman)을 쉽게 떠올리겠지만, 그 때만 하더라도 이 물건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1990년대 후반까지 '워크맨'은 말 그대로 휴대용 음원 재생기의 대명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워크맨 40주년 기념판 NW-A100TPS. (출처=IT동아)
워크맨 40주년 기념판 NW-A100TPS. (출처=IT동아)

소니가 워크맨 40주년을 맞아 특별한 제품을 선보였다. NW-A100TPS가 그것. 흔히 출시 시기를 기념해 등장하는 한정판은 일반 제품에 'XX주년 기념' 이미지를 인쇄하거나 그 때 당시의 디자인을 어느 정도 가져와 향수를 자극하는 형태로 나뉜다. 이 제품은 후자로 1979년 첫 출시된 TPS-L2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최신 시대 워크맨의 특성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랄까?

과거의 그 디자인이 디지털로 새롭게 태어나다

패키지부터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준다. 1979년 첫 출시된 워크맨 TPS-L2의 패키지를 그대로 계승한 것. 그 때의 기억을 아는 세대라면 감격적일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나름 유쾌한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예상된다. 제품명인 NW-A100TPS의 일부분도 첫 제품명인 'TPS-L2'에서 가져왔다.

패키지는 과거 40주년 워크맨과 거의 동일하다. (출처=IT동아)
패키지는 과거 40주년 워크맨과 거의 동일하다. (출처=IT동아)

제품 자체는 NW-A50 제품군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NW-A105에 기반한다. 용량과 한정판 여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한정판이 A100TPS, 저장공간 16GB가 A105, 32GB가 A106이다. 현재 소개하고 있는 한정판 제품은 16GB 저장공간을 제공한다. 용량 측면에서는 조금 아쉽지만 마이크로 SD 카드를 통한 확장을 지원하므로 이쪽을 적극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워크맨 40주년 한정판은 커버와 본체가 중심이다. (출처=IT동아)
워크맨 40주년 한정판은 커버와 본체가 중심이다. (출처=IT동아)

한정판 기본 구성은 재생기 본체와 과거 워크맨을 떠올리게 해주는 케이스가 한 쌍이 핵심이다. 해당 케이스에 본체를 고정, 사용하는 방식이다. 크기는 작은 편이다. 가로 55.9mm, 세로 89.9mm, 두께 11mm 가량이며, 무게는 103g이다. 케이스를 포함하면 120g 조금 안 되는 수준. 휴대가 간편하기 때문에 이동하며 원하는 음원을 듣는데 어려움 없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3.6인치로 HD 해상도(1,280 x 720) 구성이다. 화면 크기 대비 적정한 해상도 구성이라고 보여진다. 운영체제도 안드로이드 파이(9.0)로 비교적 최신이다. 그러나 액정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은 조금 아쉽다. 이는 탑재된 프로세서와 메모리 구성이 여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인증 제품으로 플레이스토어 사용이 가능하다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후면에도 40주년을 기념하고 힜다. (출처=IT동아)
후면에도 40주년을 기념하고 힜다. (출처=IT동아)

후면에도 워크맨 40주년을 기념하고 있다. 후면에는 NW-A105라고 인쇄되어 있지만 해당 제품은 정식 출시 제품은 아니기 때문에 제품명이 변경될 여지는 있다. 어디까지나 '이렇게 생겼다'라는 정도에서 참고하면 되겠다. 이 외에 근거리 무선 통신(NFC) 기능이 제공되는 점을 찾아볼 수 있다.

측면에는 조작에 필요한 버튼이 제공된다. 터치 디스플레이로도 조작 가능하다. (출처=IT동아)
측면에는 조작에 필요한 버튼이 제공된다. 터치 디스플레이로도 조작 가능하다. (출처=IT동아)

측면에는 다양한 버튼과 스위치, 하단에는 마이크로 SD 단자와 USB-C 규격 연결 단자 등이 마련되어 있다. 측면 버튼 구성을 보면 전원을 시작으로 음량 조절, 음원 재생 관련 기능 버튼이 모두 배치됐다. 별도로 음원 감상 시 각 버튼이 작동하지 않도록 고정하는 스위치가 가장 아래에 마련되어 있다. 의외로 요긴하게 쓰인다.

연결 방식이 변경된 것은 환영할 부분이다. 과거 워크맨은 소니 독자 연결 규격을 써 왔다. 불편하고 구하기가 원활하지 않았는데, 최근 스마트폰이 채용 중인 USB-C (타원형) 단자를 쓴다.

음원을 들을 때에도 워크맨의 감성이...

이제 음원을 감상해 볼 차례. 이어폰은 젠하이저 IE 500 프로를 사용했다. 음원은 손실(MP3) 및 저손실(FLAC) 파일 모두 사용했다. 여러 음장 효과를 사용했지만 언급은 아무 설정을 하지 않은 기본 상태 위주로 진행한다는 점 참고 바란다. 이는 소리 자체가 듣는 사람의 주관적 판단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이 나에게 잘 맞는지 여부는 매장을 방문해 직접 청음하는 것이 좋다.

측면에는 조작에 필요한 버튼이 제공된다. 터치 디스플레이로도 조작 가능하다. (출처=IT동아)
측면에는 조작에 필요한 버튼이 제공된다. 터치 디스플레이로도 조작 가능하다. (출처=IT동아)

음질에 대한 부분은 아쉬움이 없다. 정돈이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ZX나 시그니처와 같은 프리미엄 라인업과 견줘도 손색 없지만 출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들보다 약간 뒤처지는 것이 사실. 그래도 에스-마스터(S-MASTER) HX, 디지털 음원 강화 엔진(DSEE HX), 디지털 음원 직접 재생(DSD) 지원 등 소니 음원 플레이어의 특징은 고스란히 포함하고 있다.

음장 효과에 따른 변화도 확실하기 때문에 음원 감상을 즐기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제품에는 주요 10여 개 주파수 조절을 지원하는 10밴드 음향 조절(10 band Equalizer), 클리어 오디오(Clear Audio)+, 아날로그 앰프 위상 특징에 맞춰 디지털 신호를 처리하는 직류 위상 출력기(DC Phase Linearizer) 등이 제공된다. 취향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음원 감상이 가능한 부분은 장점이라 하겠다.

흥미로운 부분은 옛 매체(레코드판)의 특성을 재현하는 바이닐 프로세서(Vinyl Processor). 약간의 잡음과 울림을 허용하지만 그만큼 과거의 감성을 떠올릴 수 있다. 이 기능은 흐름이 빠른 음원보다 클래식이나 발라드와 같은 음원에 더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었다.

최적의 음질을 내기 위한 물리적 노력도 숨어 있다. 본체는 알루미늄을 가공해 만들었으며, 잡음 유입을 줄이기 위해 필름형 캐패시터와 고음질 레지스터를 집적했다. 기판의 구조도 최적화해 배터리나 외부 전원을 통해 유입되는 잡음을 줄이고자 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제공되지만 이어폰 자체에서 제공되는 것에 비하면 성능은 다소 떨어진다. (출처=IT동아)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제공되지만 이어폰 자체에서 제공되는 것에 비하면 성능은 다소 떨어진다. (출처=IT동아)

기기 기반의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 기능을 갖춘 점도 특징이다. 이어폰 자체의 성능에 비하면 조금 아쉬운 면이 있지만 어느 정도 소음을 감쇄하는 효과가 있어 음원에 집중할 수 있다.

참고로 유선이 아니라 무선에 대한 대응도 충실한 편이다. 대응 기기에 따라 aptX HD 및 엘댁(LDAC) 등을 지원한다. 온라인 실시간 재생(스트리밍)도 지원하며 그에 따라 엠큐에이(MQA) 형식의 고해상 음원 재생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영국 메리디안(Meridian) 오디오가 제안한 것이다.

한정판이 야속해

워크맨 40주년을 기념해 출시된 NW-A100TPS. 외모로는 완전히 그 때의 감각을 느낄 수 없지만, 그 때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요소로 채워 넣었다. 디지털이기는 하지만 마치 테이프가 재생되는 느낌을 화면으로 재현했다는 점(이건 한정판이 아니어도 제공된다)과 바이닐(레코드판)의 음색을 재현하는 기능 등이 대표적. 굳이 한정판이 아니더라도 기능적인 요소로는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낸다.

테이프가 감기는 듯한 효과는 옛 추억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출처=IT동아)
테이프가 감기는 듯한 효과는 옛 추억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출처=IT동아)

이 제품 자체의 아쉬움은 한정판이라는 것. 말 그대로 재주가 좋아야 손에 넣을 수 있으며, 이후에는 쉽게 구매할 수 없다. 40주년을 기린다는 측면에서는 이해하지만 워크맨을 떠올리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워크맨 케이스만 따로 판매한다면 나았을 것이다.

아마 이 제품을 구매할 소비자는 '40년 역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워크맨이 품고 있는 브랜드의 '가치'를 보고 있다 해도 무방하다. 그 워크맨을 대하고 있는 소니의 자세 또한 소비자가 품고 있는 생각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 온 워크맨, 차기에는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된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