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 창설 서울국제마라톤, 운영도 세계 최고수준” 인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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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개뿐인 ‘플래티넘 라벨’
‘육상 문화유산’ 지정 이은 쾌거
풀코스 1만5000명 이상 완주 등 까다로운 조건 계속 유지해야
사무국 “내년, 4만명 이상 참가”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대회(영문 명칭 Seoul Marathon)가 세계육상연맹(World Athletics·옛 IAAF)의 플래티넘 라벨을 획득한 것은 ‘세계 7대 마라톤’으로 공인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0년 당시 최고 등급이던 골드 라벨을 받아 10년 연속 유지해 온 서울국제마라톤은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을 맞는 2020년에 플래티넘 라벨이 되면서 한층 더 도약하게 됐다. 현재 세계육상연맹 등록 마라톤 대회는 전 세계에 400개가 넘는데 이 가운데 골드, 실버, 브론즈 등급을 부여받은 대회는 138개다. 국내에서 세계육상연맹 등급 대회는 서울국제마라톤과 대구국제마라톤(실버) 2개뿐이다.

세계육상연맹은 플래티넘 라벨을 만들면서 ‘월드 마라톤 메이저스(WMM)’ 6개 대회에 우선적으로 이를 적용했다. 보스턴, 런던, 베를린, 시카고, 뉴욕 마라톤이 연합해 2006년 발족한 WMM은 2013년 도쿄가 가입하면서 6개가 됐다. WMM 회원이 아닌 서울국제마라톤이 플래티넘 라벨로 선정될 수 있었던 데에는 세계육상연맹이 5월에 이 대회를 세계육상문화유산으로 선정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1931년 시작한 서울국제마라톤은 출범 연도 기준으로 보스턴 마라톤(1897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역사가 깊다.

서울국제마라톤은 뉴발란스와 포카리스웨트 등 후원사들의 협조 속에 올해 3월 대회에서 세계육상연맹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시킨 데 이어 WMM이 주축이 된 연맹의 로드러닝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했다. 서울국제마라톤보다 규모가 큰 파리, 함부르크, 로마, 샤먼 등의 골드 라벨 대회들은 승격 조건을 갖추고도 위원회의 심사에서 모두 탈락했다.

플래티넘 라벨을 따려면 세계육상연맹의 깐깐한 평가 항목을 충족시켜야 한다. 세계 랭킹 30위 이내 선수 가운데 남녀 각 3명 이상이 출전해야 하며 1만5000명 이상이 풀코스를 완주해야 한다. 코스 내에 주정차 차량이 한 대라도 있으면 안 된다. 세계육상연맹은 내년 대회에 감독관 2명을 파견해 이를 체크할 예정이다. 플래티넘 라벨을 따기도 어렵지만 유지하기도 쉽지 않은 이유다.

유럽과 미국의 주요 도시들은 관광 상품으로서의 마라톤 대회를 육성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뉴욕 마라톤은 2015년 대회의 경우 4억1500만 달러(약 4860억 원)의 경제 효과를 유발했다고 밝혔다. 뉴욕 마라톤을 모델로 2007년 만든 도쿄 마라톤은 도 예산 10억 엔(약 108억 원)에 도 소유의 도쿄메트로가 스폰서를 맡는 등 매년 40억 엔(약 430억 원)을 투자한 덕분에 창설 6년 만에 WMM에 가입할 수 있었다. 동아마라톤 사무국은 “올해 3만8500명이던 참가자를 내년에는 4만 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 어렵게 얻은 플래티넘 라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서울국제마라톤#동아마라톤#세계육상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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