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선배’ 클린턴, 트럼프에 조언…“신경 끄고 국민 위해 일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5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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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73)이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73)에게 14일(현지 시간) “하원의 탄핵 조사가 당신의 국정 운영을 방해하게 둬선 안 된다”며 야당 민주당 및 의회와 협력하라고 조언했다. 두 사람은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이지만 1946년생 동갑내기, 재임 중 탄핵 위기를 맞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CNN과의 생방송 전화 인터뷰에서 “당신(트럼프 대통령)은 일하기 위해 고용된 사람이고 매일 좋은 일만 일어나길 바랄 순 없다”며 “나라면 그저 미국인들을 위해서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휘하에 탄핵 조사에 대응할 변호사 및 직원들이 있으니 그들이 자신의 업무를 하게 두라고도 조언했다.

1993~2000년 재직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 등 여러 건의 성추문에 휘말렸다. 이 성추문에 대한 위증 및 사법 방해 혐의로 1998년 탄핵 위기를 맞았다. 하원은 그의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지만 상원에서는 부결돼 임기를 마칠 수 있었다.

CNN은 집권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야당과의 협력을 조언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의 최측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 등 공화당 중진들이 “대통령이 탄핵 조사에만 지나치게 매달려 스스로 몰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레이엄 의원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탄핵 조사 와중에도 대통령 업무는 소홀히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한편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라리타의 소거스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사고에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 학교 재학생인 16세 아시아계 남학생이 용의자로 지목된 이 사고로 현재까지 급우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번 총기 사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라며 총기 규제 정책에 관해 야당과 손을 잡으라고 주문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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