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잇달아 “과도한 방위비 증액 국회동의 어려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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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릴레이 압박에 비준동의 불가론… 주한미군사령관 “한국 더 부담해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미국이 지난주 국무부에 이어 이번 주 군 최고위 인사들을 통해 연 48억 달러 규모의 주한미군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자 국회에서 미국 요구대로 분담금 협상이 타결될 경우 비준동의를 거부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서 “방위비 협상 결과가 합당한 수준이 아니라면 국회에서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비준동의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 최대 계파 중 하나인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우원식 전 원내대표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요구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비준에 동의해주기 어렵다”고 했다.

자유한국당도 우려를 표시했다. 방위비 주무 상임위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한국당 윤상현 의원은 “비합리적이고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요구의 국회 비준동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가 비준동의를 거부하면 정부는 미국에 분담금을 지불할 수 없다. 비준동의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미국은 압박 강도를 높였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12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분담금과 관련해 “그 돈은 한국 경제와 한국 국민들에게 다시 돌아가는 것이고, 우리에게 오는 게 아니다”며 “한국이 더 부담할 수 있고, 부담해야 한다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발언에 동의한다”고 했다.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까지 시사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13일 방한해 박한기 합참의장 등을 만났다. 14일에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방한한다. 이들은 14일 한미 군사위원회(MCM), 15일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방위비 증액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반대 의사를 한국에 공식 개진할 예정이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주한미군#방위비 분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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