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랜드硏 베넷 “북핵 서울 떨어지면 318만명 사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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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핵화 약속후 되레 핵전력 50% 증강”
“6차 핵실험, 히로시마 11배 위력, 머지않아 또 미사일 도발할 것
하노이 결렬후 20명 문책 인사”

북한이 추가 미사일 도발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미국이 대북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단행한 북한 핵실험 규모의 폭탄이 서울에서 터지면 300만 명 이상의 사상자가 나온다는 분석이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에서 나왔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무산 후 워싱턴을 중심으로 대북 회의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기류여서 주목된다.

방한 중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 선임연구원(사진)은 1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2017년 9월 실시한 6차 핵실험 위력은 230kt(1kt은 TNT 1000t의 위력으로 230kt은 히로시마 원폭의 11배 위력) 정도인데, 이를 폭탄으로 만들어 서울에 떨어뜨린다면 318만 명이 즉사하거나 중상을 입을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최근 나왔다”고 말했다. 이는 핵폭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누크맵(NUKEMAP)’을 통해 얻은 것이라고 밝혔다.

랜드연구소는 주로 미 국방부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싱크탱크로 1971년 베트남 전쟁 관련 국방부 기밀문서(‘펜타곤 페이퍼’) 작성에 참여한 기관으로도 알려져 있다.

베넷 연구원은 인터뷰와 이후 아산정책연구원 특별 강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밝힌 지난해 3월 이후 오히려 핵무기 전력을 50% 이상 증강했다”고도 밝혔다.

베넷 연구원은 이어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선 “북한이 각종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고 머지않은 시기에 또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며 비관적으로 봤다. 그는 “단계적(step by step) 비핵화에 대한 북-미 간 근본적인 이해가 다르다”며 “미국이 최종 목표를 설정한 뒤 균형 있게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쌓아 나가자는 취지라면, 북한은 미국이 먼저 큰 양보를 해야지만 다음 단계의 비핵화 조치를 해보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상대로 북한의 핵탄두 45개 중 단 하나라도 내놓으라고 시험해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베넷 연구원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재앙’과도 같은 이미지 타격을 입은 김 위원장은 귀국 후 대미(對美) 인사 약 20명을 숙청한(purged)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그는 “주요 탈북자에 따르면 숙청된 20여 명은 주로 통일전선부 인사였으며 미국 담당 외무성 인사도 포함됐다. 즉결 처형은 아니고 문책성 인사(remove position)였다”고 전했다.

그는 아산정책연구원 강연에서 한국의 핵능력에 대해선 “한국은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농축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 핵물질을 추출하는 데만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걸리고 무기 개발은 더 걸린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 미사일 도발#미국 대북 감시 체계#6차 핵실험#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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