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가 본 평양 원정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축구 더비”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15일 1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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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중계는 없고, 취재진과 응원단의 방북은 불허됐다. 외신들이 보기에도 ‘깜깜이 평양 원정’은 한없이 이상한 듯 했다.

영국 BBC는 15일(한국시간)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축구 더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BBC가 주목한 경기는 이날 오후 5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릴 한국과 북한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3차전이다.

클릭 몇 번이면 세계 곳곳 소식을 알 수 있는 현 시대에서 이번 남북 대결은 보기 드문 경기로 남을 전망이다.

북한의 비협조로 한국 취재진과 응원단은 한 명도 평양땅을 밟지 못했다. 차로 2시간이면 당도할 거리를 베이징을 거쳐 날아간 선수들은 휴대폰을 모두 반납한 채 평양에 입성했다.

BBC는 “오늘 남북 축구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과는 다른 더비에 임한다”면서 “생방송과 한국에서 온 팬, 해외 언론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2018년 약간의 진전이 있었지만 현재 남북 관계는 좋지 않다”고 소개한 BBC는 “중계 유무를 떠나 현재 북한에 있는 외국 관광객들도 해당 경기를 볼 수 없다”고 폐쇄적인 북한의 분위기를 소개했다.

BBC는 이번 대결 장소가 평양이라는 점에 흥미를 보였다.

2010 남아공월드컵 예선처럼 중국 등 제3국이 아닌 진짜 안방인 평양을 홈 경기 개최지로 선택한 북한의 결정에 주목했다. 실제로 남자 대표팀이 월드컵 예선을 통해 북한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수한 조건이지만 어쨌든 경기는 열린다. BBC는 전력상 한국이 우세할 것으로 내다봤다.

BBC는 “1970년대 후반 이후 한국이 거의 모든 경기를 이겼다. 1990년 북한에서의 친선전이 유일한 패배”라면서 “FIFA 랭킹 역시 한국이 37위로 113위의 북한보다 앞서 승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BBC는 “두 팀 모두 앞선 두 경기를 이겼다. 북한은 홈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면서 “경기장에는 한국팬이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한국이 어색함을 어떻게 이겨낼지를 변수로 꼽았다.

양국 대표 선수로는 손흥민(토트넘)과 한광성(유벤투스)를 거론했다. “남북에는 한 명씩의 확실한 스타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이 한국에 있고, 북한에는 최근 유벤투스와 계약한 한광성이 있다”고 전했다.

60년 넘게 대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남북은 종종 스포츠로 화해 무드를 연출했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1년 전과 다를 것이라는게 BBC의 예측이다. BBC는 “평양의 예측 불허 분위기에서 남북 축구가 새로운 외교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퍼시픽포럼 수석 연구원인 안드레 아브라하미안은 “북한은 올해 대다수의 시간 동안 한국에 냉담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과 북한이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이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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