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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들 긴급회의 “유시민 말만 믿고 취재팀 배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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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들 긴급회의 “유시민 말만 믿고 취재팀 배제하나”

신동진 기자 , 정성택 기자 입력 2019-10-11 03:00수정 2019-10-1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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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사장은 KBS 기자는 믿지 않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믿는 것인가.”(KBS노동조합)

“정무적 판단으로 기자들을 한순간에 질 낮은 ‘기레기’로 만들었다.”(KBS 법원 출입 기자)

유 이사장이 8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KBS 기자가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모 씨와 인터뷰를 하고도 보도하지 않았고, 그 내용을 검찰에 유포했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된 논란에 KBS가 10일 심한 내홍을 겪었다. ‘경영진이 유 이사장에게 굴복했다’는 게 내부 반발의 요지다.

○ “KBS 기자보다 유시민 더 믿나”

조국 법무부 장관 보도 책임자인 성재호 KBS 사회부장은 10일 오전 사내 게시판에 김 씨 인터뷰 전문을 공개하고 “이젠 짐을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며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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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부장은 KBS 기자가 검찰에 인터뷰 내용을 유출했다는 의혹에 대해 “취재 과정에서 검찰이 인터뷰한 사실 자체를 알아챘다고 해서 그걸 마치 기자가 인터뷰 내용을 통째로 검찰에 넘긴 것처럼 비난하는 것은 억지고, ‘거짓 선동’”이라고 했다.

KBS의 세 노조도 이날 일제히 비판적인 성명을 냈다. KBS 공영노조는 성명을 통해 “유시민 씨의 주장만 듣고 KBS 법조 출입기자들을 조사하고 새로운 취재팀을 만들겠다는 건 조국 장관에게 유리한 보도를 하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들리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사건의 발단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8일 오후 6시 개인 유튜브 방송에서 김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유 이사장은 “KBS가 김 씨와 인터뷰하고, 보도를 하지 않았으며, KBS 기자들이 인터뷰 내용을 검찰에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KBS는 이날 9시 뉴스에서 “기사를 쓰기 전 김 씨의 증언이 객관적 증거에 부합하는지 교차 검증하기 위해 일부 사실관계를 검찰에 재확인했을 뿐 인터뷰 내용을 유출한 사실이 없다”며 즉각 반박했다. 또 허위사실 유포로 유 이사장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러자 유 이사장은 9일 친여 성향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가 KBS 보도국장이나 사장이면 그렇게 서둘러 대응하지 않았다. 해명하더라도 신중하게 제대로 해야지 이게 뭐냐”고 했다. 유 이사장은 또 유튜브 방송에서 “최고경영자(CEO)가 나서 공신력의 위기를 빨리 정리해야 한다”면서 “KBS 안에서 내부 논의를 한다니, 지켜보면 좋을 것 같다”고 응수했다.

KBS는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9일 오후 외부 인사를 포함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진상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조 장관 및 검찰 관련 보도를 위한 특별취재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이 10일 김 씨와의 인터뷰 녹취 전문을 공개하자 KBS도 같은 날 9시 뉴스를 통해 김 씨와의 인터뷰 내용 전문을 공개했다.

○ 기자들, 경영진에 조치 철회 요구


사측의 입장이 갑자기 달라지자 당사자인 법조팀과 동료 KBS 기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서울중앙지검에 출입하는 A 기자는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공교롭게도 유 이사장이 이런저런 조치를 해야 한다고 언급한 내용이 회사 입장문에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면서 “누군가 유 이사장에게 이런 조치를 미리 알려줬거나, 유 이사장과 상의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KBS 기자들은 10일 오후 운영위원회를 연 뒤 경영진의 조치 철회와 사과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종명 KBS 보도본부장은 이날 기자들 앞에서 “유 이사장을 상대로 한 (법적) 대응은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사측은 조사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우선 보도본부를 자체 점검하고, 특별취재팀 구성과 운영을 보도본부의 결정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정성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kbs노동조합#유시민#자산관리인 인터뷰#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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