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중립’ 주장 부모들, 바비인형도 바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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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고정된 성관념 탈피 추세… ‘긴머리 공주’ 상징 바비 인형
다양한 머리모양 골라 조립

바비 인형 제조사 마텔이 출시한 ‘성 중립 바비’. 피부색과 머리 모양, 옷차림을 직접 골라 조립할 수 있다. 사진 출처 마텔
바비 인형 제조사 마텔이 출시한 ‘성 중립 바비’. 피부색과 머리 모양, 옷차림을 직접 골라 조립할 수 있다. 사진 출처 마텔
바비 인형 제조사 마텔이 ‘성(性) 중립 바비’의 판매를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인형의 옷차림과 머리 모양을 마음대로 조립할 수 있도록 해 특정 성이나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겠다는 취지다.

성 중립 바비는 조립형 인형 제품군인 ‘내가 만드는 세상(creatable world)’에 포함됐다. 총 6개의 피부색을 가진 바비 몸체 인형이 있고, 다양한 머리 모양과 옷차림을 골라 조립할 수 있다. 의상은 미니스커트, 운동복, 청바지 등이 있다. 한쪽은 쇼트 컷, 다른 쪽은 긴 생머리인 독특한 머리 모양을 할 수도 있다. 겉모습만 봐서는 성별을 짐작하기 어렵다.

마텔사는 새 바비가 성 소수 아동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 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마텔 글로벌 소비자통찰 분야 모니카 드레거 부사장은 WP에 “어떤 아이들에게는 크리스마스가 ‘최악의 날’이다. 성별 구분이 뚜렷한 기존 바비 인형에서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간 성 중립 바비를 요구하는 부모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세계적으로 다양한 성 정체성을 인정하는 움직임은 거세지고 있다. 미국의 권위 있는 사전 중 하나인 메리엄 웹스터는 최근 사전에 등재된 단어 ‘they(그들)’에 ‘제3의 성’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추가했다. 남성 혹은 여성 이외에 ‘제3의 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사전적 의미에 정식 등록한 것이다. 사전 측은 “이 단어는 1300년대 말부터 단수 대명사로 쓰여 왔다”고 의미 추가의 이유를 밝혔지만 성 소수성을 지지하는 이들에게 이번 사안의 무게는 남다르다.

최지선 aurinko@donga.com·전채은 기자
#바비 인형#성중립 바비#고정 성관념#성 소수 아동#성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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