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약한 벤투호에 날아든 ‘남태희 희소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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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챔스 8강전서 2도움 펄펄

남태희(뒤)가 자신의 패스를 골로 연결한 팀 동료 하산 알 하이도스를 끌어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최근 활약으로 남태희는 한국 축구대표팀 재발탁 가능성을 높였다. 사진 출처 알 사드 트위터
남태희(뒤)가 자신의 패스를 골로 연결한 팀 동료 하산 알 하이도스를 끌어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최근 활약으로 남태희는 한국 축구대표팀 재발탁 가능성을 높였다. 사진 출처 알 사드 트위터
전반 26분 상대 왼쪽 측면을 파고든 알 사드(카타르)의 공격형 미드필더 남태희(28)는 중앙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남태희의 발을 떠난 공을 아크람 아피프가 헤딩으로 연결해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팀의 선제골에 도움을 기록한 남태희는 두 팔을 벌리고 펄쩍 뛰며 아이처럼 기뻐했다.

부상을 털어내고 한 달여 만에 복귀전에 나선 남태희가 값진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남태희는 1-1로 맞선 후반 14분에도 하산 알 하이도스의 골을 도왔다. 2도움을 기록한 남태희의 활약 속에 알 사드는 16일(현지 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알 나스르와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을 3-1로 이기고 1, 2차전 합계 4-3으로 4강에 진출했다.

남태희의 컨디션 회복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르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호재다. 남태희는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의 데뷔 무대였던 코스타리카전(지난해 9월)을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전(지난해 11월)까지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6경기에서 2골을 넣었다. ‘벤투호의 황태자’로 불렸던 그였지만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해 올해 1월 아시안컵 출전이 좌절됐다.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투르크메니스탄전(10일)을 앞두고 태극마크를 다시 달 것으로 관측됐으나 지난달 18일 알 두하일과의 경기에서 왼쪽 다리 근육 부상을 당하면서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남태희가 없는 사이 그의 포지션에는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 이강인(발렌시아) 등이 기용됐다. 하지만 황인범은 패스 정확도가 떨어졌고 이강인은 체력과 압박 능력 부족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 때문에 남태희가 몸 상태를 잘 관리하면 다음 달 스리랑카(10일), 북한(15일)과 2차 예선을 치르는 대표팀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남태희는 스피드와 개인기를 앞세운 돌파로 상대 수비를 분산시켜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보르도)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남태희는 재치 있는 패스를 통한 연계 플레이에도 능하다. 벤투 감독은 중앙에서 밀집 수비를 뚫어줄 수 있는 ‘기술자’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남태희가 복귀한다면 주전으로 나올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최근 한국은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 간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상대에게 쉽게 돌파를 허용하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드필더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남태희는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과 알 사드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기 때문에 촘촘한 간격 유지로 주전 경쟁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30일 스리랑카와 북한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남태희#벤투호#알 사드#한국 축구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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