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내려와 檢 수사받아라”…황교안, 제1야당 대표 초유 삭발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16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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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 촉구 삭발투쟁식’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 촉구 삭발투쟁식’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항의 표시로 삭발을 감행했다. 한국 정당사에서 제1야당 대표의 삭발 투쟁은 전례가 없는 일로, 조국 장관 임명에 반발해 삭발한 건 한국당에서 박인숙 의원에 이어 황 대표가 두 번째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가진 삭발식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과 조국의 사법유린 폭거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범죄자 조국은 자신과 일가의 비리, 그리고 이 정권의 권력형 게이트를 돕기 위해서 사법 농단을 서슴치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 마시라”며 “그리고 조국에게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 내려와서 검찰의 수사를 받으라!”고 외쳤다.

삭발식 전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삭발을 안 하셨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대통령 메시지를 전달받자, 황 대표는 “‘조국 사퇴시키시오’, ‘조국 파면시키시오’ 딱 두마디만 하셨다”고 김도읍 한국당 의원이 전했다.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박맹우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한국당 의원들도 삭발식에 참석해 당대표의 삭발 투쟁에 힘을 실어줬다.

의사 출신인 박인숙 의원은 “조국, 이 사람은 정신병이 있다. 성격 장애,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거짓말을 하는 걸 죽어도 모른다”며 “아무리 감옥에 넣고 재판을 해도 이 사람, 자기가 거짓말한 것 모른다. 정신병 환자가 자기가 병이 있다는 것을 알면 정신병이 아니다”라며 조 장관을 정신병 환자에 비유했다.

전희경 의원은 “우리의 노력은 국민들의 분노보다는 매우 작은 몸부림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어떠한 행동이라도 하는 것”이라며 “상식을 벗어난 폭정을 펼치고 있는 문재인 정권 하에서 국회가 정상적으로 작동된다면 아마 그것이 비정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삭발식이 진행되는 내내 애국가가 울렸다. 일부 시민과 당원들은 황 대표의 이름을 외치며 투쟁을 지지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국민의 명령이다! 문 정권은 헌정 유린 중단하라!”, “범법자 장관 웬 말인가! 조국은 당장 내려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조국 장관과 현 정권을 규탄했다.

황 대표는 이날 자정까지 청와대 앞에서 조국 장관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연좌농성을 이어가며 일부 의원들도 농성에 동참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7시30분께부터 청와대 앞에서 문 대통령의 조국 장관 임명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가졌다.

당은 청와대 앞에 ‘謹弔(근조) 자유민주주의’라고 쓰인 대형 걸개를 설치하고 땅바닥에는 ‘우리는 자유 대한민국을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깔려 있었다.

황 대표를 필두로 나경원 원내대표와 조경태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의원 등은 걸개 앞에 차례로 촛불을 놓고 묵념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다짐하며 ‘등대지기’ 노래를 함께 불렀다. 촛불집회에는 의원과 당원 및 당직자, 시민 등 80여명이 함께 했다.

황 대표는 연좌농성 중간에 기자들과 만나 “결국 힘을 합하는 것이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고, 이 정권을 극복하는 방법이 된다”며 “장외투쟁이나 다양한 투쟁이 결국 자유민주세력의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삭발을 감행한 이유에 대해선 “국정을 책임진 정부가 이렇게 엉터리로 하는 건 처음 봤다. 그렇기 때문에 저도 처음 (삭발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대정부 투쟁 전략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하면 힘을 합할 수 있을지 이런 방향에서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며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을 다 할 것이고 상황에 따라 여러 전략이 구사될 수 있다. 목표는 이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학재 의원의 단식농성 등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당이 하는 것”이라며 “한국당이 이 정부를 막아내기 위한 투쟁을 해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의 삭발투쟁 뿐만 아니라 다른 원외인사들의 대정부 투쟁 동참도 이어졌다.

보수 진영의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조국 장관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대통령에 항의하는 의미로 ‘謹弔 대한민국 민주주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밤 11시께 청와대 앞 농성장을 찾아 황 대표를 격려했다. 김 전 위원장은 조 장관 임명을 놓고 청와대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걱정했다.

김 전 위원장의 한 측근은 “김 전 위원장이 황 대표 직전에 당을 이끌었고, 황 대표도 야당 대표로서 힘들게 싸우고 있는 만큼 걱정돼서 농성장을 방문하셨다”며 “황 대표의 투쟁을 지지하고 격려하기 위한 차원의 방문이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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