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찬반 논란 뜨거운 ‘지소미아’, 효용성 따져보니…[청년이 묻고 우아한이 답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5일 1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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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일 지소미아 일방 종료는 이미 결정된 사안이지만 아직도 찬반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지소미아가 한미일 삼각안보체제에서 갖는 상징성은 차치하더라도, 지소미아 그 자체가 갖는 효용성에 대해서도 따져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흔히들 한국은 북한과의 인접한 거리, 우수한 대북 인적정보자산 등을 갖추고 있는 반면 일본은 다수의 정밀한 정찰위성, 정보자산 등을 갖추었다고 평가됩니다. 한국과 일본은 서로의 정보자산을 어떻게 활용해왔는지, 서로의 정보 자산 활용이 우리에게 어떤 메리트 또는 디메리트가 되는지 전문가의 객관적인 시선이 궁금합니다.

장성진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16학번(서울대한반도문제연구회)

A. 북한이 동해로 미사일을 쏘면 한국 레이더는 미사일 낙하 순간을 볼 수 없습니다. 반면 일본은 낙하 순간을 볼 수 있지만 발사 순간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를 서로 보완하는 것이 이른바 한일간 지소미아 협정의 주된 목표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미사일 탐지 장치의 성능과 숫자에서 나아가 탐지 가능 지역의 확대라는 점입니다. 탐지자산의 운용지역과 탐지 시간을 확대할수록 더 정확한 정보 수집과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탐지 장치의 성능과 숫자에서도 일본이 우리는 앞서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정보 수집을 위해 일본이 가진 장비는 군사정보 위성 8개, 1000㎞ 밖의 탄도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를 탑재한 이지스함 6척, 탐지거리 1000㎞ 이상 지상 레이더 4기, 공중조기경보기 17대, 해상초계기 110여 대 등입니다. 한국은 북한 핵·미사일 정보 수집을 위한 위성은 아직 갖고 있지 않고 이지함 3척, 조기경보기 4대 등으로 북한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운영하는 8기의 정보수집위성은 EO/IR(광학/적외선) 저고도 위성과 SAR(합성개구레이더)를 사용하는 레이더 위성으로 이뤄졌습니다. 일본 자위대는 위성 외에 미쓰비시가 제작한 지상대공레이더 J/FPS-3 7대와 J/FPS-5 4대를 운영하며 탄도미사일 탐지에 활용합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만재배수량 1만t의 아타고급 2척과 9500t의 곤고급 4척 등 모두 6척의 호위함에 항공기와 미사일 등을 탐지하고 대응하는 이지스 전투시스템을 장착했습니다. 현재 준비 중인 만재배수량 1만2500t의 마야급 호위함 2척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이 소위 인간정보(휴민트; HUMINT;Human Intelligent)에서 월등하다고 하지만 사실은 일본이 우세하다는 증거들이 많습니다. 올해 2월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을 위해 기차로 이동하던 김정은이, 김여정이가 받쳐 든 재떨이에 담배재를 터는 모습을 일본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실제로 북한에 관한 대부분의 소식은 일본 매체로부터 나옵니다. 한 때 한국의 인간정보력은 미국이 첨단 수단으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을 알아내 비교우위를 가졌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인간정보 수단은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진보정권에서 인권을 표방하면서 또 북한을 우선시 하면서 거의 실종됐기 때문입니다.

한일간 정보력 우열은 최근 사례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났습니다. 올해 7월 25일 북한이 신형전술유도무기를 두 차례 발사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사거리가 430km라고 했다가 미국의 다양한 탐지 자산을 통한 분석으로 평가를 다시 했다며 사거리를 600km로 고쳤습니다. 하지만 미국보다도 발사체의 하강국면 탐지에 더 정확한 일본으로부터 정보를 받았다는 후문입니다.

정부는 한일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2014년 12월 29일 맺은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을 활용하면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소미아와 같이 직거래가 아니라 미국을 거쳐서 오기 때문에 신속성이 떨어집니다. 북한 미사일의 한국과 일본지역에 떨어지는 비과(행)시간은 15분 안쪽입니다. 세계 최고인 미국 위성은 한반도를 지날 때만 정보가 수집되지만 일본은 위성을 한반도 상공에 집중적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미사일의 전 궤적 등에 대한 추적 감시는 상호 중첩 감시가 필수적입니다. 조기 경보와 정확한 감시추적이 가능하도록 상호 협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협력이 줄면 탐지 범위가 제한될 수밖에 없으며 정확성을 생명으로 하는 군사정보는 수집된 정보가 많을수록 좋은 게 상식입니다. 더구나 미사일의 경우 그 궤적을 다 감시할 수가 없어서 상호 정보교환이 필수적입니다. 정보 부족으로 도발 탐지에 구멍이 생기면 탐지 대상은 군사적으로 마음껏 활개를 칠 수 있습니다.

김기호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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