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욱 앵커가 ‘수꼴’ 지목한 청년 “가족 짓밟아…대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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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5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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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판하기 위해 연단에 올랐다가 변상욱 YTN 앵커로부터 ‘수꼴(수구 꼴통) 마이크를 들었다’는 비판을 받은 청년이 “가재·붕어·개구리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백모 씨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변상욱 YTN앵커, 대기자님은 (제 연설 앞부분을 인용해) 페이스북과 트위터 메시지로 저와 저의 가족을 조롱하고 짓밟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백 씨는 “(광화문) 광장에 선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짧은 시간에 100% 온전히 저의 뜻을 전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왜곡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며 “(그런 제게 변 앵커가) ‘반듯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면 수꼴 마이크를 잡게 되진 않았을 수도’라며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말씀을 하셨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변상욱 YTN앵커, 대기자. 이분은 지금 청년들의 분노를 전혀 이해 못하시는 것 같다. 저의 연설 전부를 들어보셨는지도 의문”이라며 “조국 같은 특권층 아버지가 없어 노력하고, 또 노력해도 장학금·무시험전형 같은 호사를 누릴 길 없는 청년들의 박탈감과 분노를 이야기 한 것이다. 광장에 올라 그 청년들의 울분과 분노를 전했다. 그런 저에게 이분은 반듯한 아버지가 없어 그런 것이다 조롱하셨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 조롱과 모욕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마음이 심란하다. 아버지 안 계셨지만, 어머니와 동생들과 꽤 잘 살아왔다고 생각한다”며 “변상욱 YTN앵커, 대기자. 이 분과 어떻게 싸워야 할까. 기자·변호사·시민단체 곳곳에서 많은 분들이 저에게 연락주시고 있다. 도와주겠다고 하신다. 더 많이 듣고 대응하겠습니다.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변상욱 앵커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저는 조국같은 아버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 이렇게 섰습니다’라는 백 씨의 광화문 발언을 인용하며 “그러네, 그렇기도 하겠어. 반듯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면 수꼴 마이크를 잡게 되진 않았을 수도. 이래저래 짠하네”라고 적었다.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에 따르면 백 씨는 대학 시절 아버지가 눈을 감아 집안의 가장이 됐다. 신 의원은 백 씨의 아버지에 대해 “조국 같은 특권층 아빠는 아니었어도 다정하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해 온 이 시대의 보통 아버지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상욱 앵커의 트윗은) 이 청년과 가족에 대한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했다.

변상욱 앵커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백 씨를 언급한 트윗을 삭제했다. 대신 “젊은 세대가 분노하면 의견을 경청하고, 정책과 청문회에 반영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새 글을 썼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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