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중국서 떠나라…내게 권한 있다” 트럼프 또 극단적 카드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25일 1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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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간의 관세전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한번 극단적 카드를 꺼냈다. 이번에는 미국기업의 중국 사업장 철수 명령이다. 미국내에서도 논란이 많아 실행여부는 미지수이나 극단적 카드를 제시해 상대를 제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벼랑끝 전술 전략이 이번에도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간) CNN·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내겐 미국 기업들에 중국 내 사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할 절대적인 권한이 있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프랑스에 도착한 그는 ‘그럴 권한이 없다’고 언론들이 비판하자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 권한 및 중국 등과 관련된 법을 모르는 모든 가짜 뉴스 기자들을 1977년에 제정된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살펴보라.사건 종결(Case closed)!”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중국이 7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 부과를 결정하자 연 55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 제품에 대해 관세율을 5%포인트 더 올리는 조치를 취했다. 현재 25%인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관세율은 10월1일부터 30%로 올리고, 원래 10%로 예정됐던 나머지 3000억달러 규모의 제품 관세율은 올 9월과 12월 두번에 걸쳐 15%로 인상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 위대한 미국 기업들은 기업을 고국으로 되돌리고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포함해 즉시 중국에 대한 대안을 찾도록 명령받았다”고 주장했다. 실제 명령이 발동됐다는 증거는 없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기업들에게 중국과 관계를 단절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미국언론들은 해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에 대해 ‘적’이라는 표현도 썼다. 지난 주말 있었던 미연방준비은행 하계세미나(소위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지 않자 트위터를 통해 “늘 그래 왔듯 연준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파월 의장 가운데 누가 우리의 더 큰 적이냐”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멕시코가 중앙아메리카 이민자 행렬을 막으라고 주장할 때도 IEEPA를 거론하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IEEPA에서 보장한 대통령의 권한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까지 권한이 허용되느냐에 대해서 다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1977년 제정된 IEEPA 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 선포 이후 많은 경제거래 등을 제한할 수 있는 많은 권한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대통령 권한은 미국의 안보와 외교정책 또는 경제에 특별한 위험이 닥칠 경우 사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NYT는 IEEPA가 이란이나 시리아, 북한 등 범죄 정권을 고립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것으로 무역분쟁 중인 주요 교역국과의 경제 관계를 단절시키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 권한을 사용할 때는 ‘월권’이라고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우선시하는 일을 하기 위한 창의적인 방법을 찾으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훨씬 더 나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지 W. 부시의 국제경제보좌관을 지낸 대니얼 M. 프라이스는 “IEEPA를 이러한 상황(무역전쟁)이나 목적에서 발동하는 것은 남용”이라며 “이 법은 대통령의 분노에 맞춘 것이 아니라 특별한 국가안보위협이나 진정한 비상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텍사스 대학의 법학 교수이자 CNN의 법률 분석가인 스티븐 블라덱도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통해 멕시코를 위협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 IEEPA에 포함되어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의회가 이 법을 만든 의도는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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